◆《나의 배꽃이 온 세상에 피여나리》
이 책의 저자인 중국 당대 녀류시인이며 작가인 서정을 언급하자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80~9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던 몽롱시이다. 서정은 산문도 잘 썼는데 시적인 정취가 이어지며 그 필치와 정서는 시보다 더 가볍고 탁 트여있다. 그녀의 신작 《나의 배꽃이 온 세상에 피여나리》의 문장들이 바로 그렇다. 이 책에는 중국은 물론 세계 각지를 돌며 쓴 그의 려행수필 50편이 수록되여있다. 이러한 곳들 가운데는 널리 알려진 명소도 있고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곳도 있다. 하지만 서정의 손을 거치며 섬세하고 자유로우며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이 글들에는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풍경과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
◆《우리는 결국 잊혀지게 될 것이다》
이 작품은 작가출판사의 ‘신라틴아메리카 총서’에서 최근 선보인 장편소설로 편집자와 기자 경력을 지닌 꼴롬비아의 현대작가 엑토르 아바드 파초린세가 집필했다. 그의 작품은 현실사회의 여러가지 문제를 직시하며 선명한 사실성과 태연한 비판적 색채를 띠고 있다. 이 회고록 형식의 작품에서 저자는 아버지를 회상하고 자신의 어린시절을 되새기며 자신이 살았던 ‘메데인’이라는 도시의 다양한 면모를 그려내며 문학의 힘으로 시대를 전경식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온화함과 선함이 어둠에 맞서 그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가능성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저녁의 해후》
이 책은 한국 작가 박완서의 진면모를 엿볼 수 있는 단편소설집으로 <재리산>, <접대>, <비애의 장> 등 6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여있다. 이 작품에서 리별과 재회, 돌봄과 접대는 단순한 삶의 에피소드가 아니라 관계구조가 새롭게 재편성되는 순간이다. 그 인물들은 시간의 흐름과 사회적 위치의 변화 속에서 수치심, 자존심, 위선과 타협을 드러내며 인간성은 과장되게 비판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세부 속에서 서서히 드러난다. <재리산>은 리산가족 찾기가 빚어내는 가족관계의 얽히고 설킨 리해관계를 풍자적으로 그려냈다. <너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은 저자 박완서식의 세태 풍자를 보여주는 백미편이다. 이처럼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하층민들의 인간애는 가진 자들의 야만성과 대비되여 더욱 빛을 발한다.
◆《우리 형제》
작품은 형 왕대송과 동생 왕소백 두 형제의 일상을 바탕으로 전개되며 진솔하고 따뜻한 향촌생활의 삶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저자인 중국 아동문학작가 기지의 가장 큰 특점은 일상생활의 세부를 기록하는 데 있으며 그 서사적 리듬은 물 흐르듯 이어지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며 생활의 다양성과 섬세함으로 삶의 깊은 의미를 느끼게 한다. 작가는 인간세상에 대해 늘 자신의 진실한 감정을 품고 있으며 책속의 장면이든 인물이든 늘 일상의 온정에 스며있고 그 안에는 늘 서사를 이끄는 감화력이 담겨있다. 이 소설은 개인의 어린시절 기억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 가치는 여전히 아동의 정신세계를 돌보고 아동의 생명력을 탐구하는 데 있다. 또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년의 상승적 생명력을 기록하고 있다.
◆《작은 숲》
암이라는 큰 병마가 갑자기 닥쳐왔을 때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감당하며 또 어떻게 자신의 존엄을 되찾고 확립할 수 있을가? 병으로 인한 고통을 글로 쓴 아동문학작품은 수두룩한편이지만 ‘존엄 회복’을 핵심으로 하는 아동문학 글은 비교적 드물다. 중국 아동문학작가 송염산이 쓴 이 작품은 삶 속에 스며든 크고 작은 아픔과 환희를 펼쳐보이며 개인과 집단의 생생한 삶의 체험을 되살려냈다. 물론 삶 속에 숨어있는 가치적 판단과 철학적 내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례를 들어 생과 죽음이라는 명제에 대한 탐구, 온갖 절망과 고독 속에서도 인간이 지켜낼 수 있는 의지에 관한 것이다. 이처럼 작품은 섬세하고 온화한 예술적 질감으로 크나큰 서사를 담아내고 잔잔하게 흐르는 삶의 물결로 무게감 있는 수많은 장면을 엮으면서 긴장감 넘치는 문학적 풍경을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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