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구름 흘러가면(외 3수)□ 리기준

2023-05-12 09:27:46

가고 싶은 곳으로 다 가는 구름이

너무 부러워

흘러가는 구름에

꿈 하나 실어보았다


구름 이르는 곳마다 꿈은

떨어졌다가는 다시 탑승하며

가시에 찔리고 피 터져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외로움이 강물처럼 사품쳐도

그리움이 산악같이 치솟아도

구름 실려 흘러가는 꿈은

후회할 줄 몰랐다


아릿다운 꽃보다 향기로운 꽃을 찾으며

빛갈 고운 풀보다

푸른 생명이 깃든 풀을 더 사랑하며

가는 길에 한번도

되돌아보지 않았다


언젠가 봄비 내리면

어느 언덕에 내려

뿌리내리리라

사랑의 싹 틔워

세상에 사랑불 밝히리라


오늘도 구름따라 실어보는

꿈구름 푸른 꿈.



구름은 세월에 실려


바람 이끄는 대로

자유로이 떠도는 령혼

사방팔방이 길이면서

사방팔방 갈 수는 없는

절대적 복종자


번개도 휘둘러보고

우뢰로 호통도 쳐봤지만

언제나 떨어질가 조마조마한 마음


인간세상 멀리 떨어져

세월 흐르는 대로

깃털인양 가벼운 삶을 살지만

눈물이 되여 떨어져야 하는 숙명


그래도 어린 양한테 한쪼각

그늘이 되여서 미소 짓는

그 마음

그 마음.



구름 서정


푸른 하늘에 유유히 흘러가는 당신을 한없이 바라보며

사랑한다 사랑한다 소리 높이 부르면 당신은

눈부신 하트와 쥬피터 화살을 그려주고

솜처럼 부드러운 가슴도 보여줍니다


벽으로 둘러쌓인 숨막히는 빌딩 속을 벗어나

창백한 유리창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비틀거리는 몸 기댈 곳 찾아헤맬 때면 당신은

어김없이 사랑의 줄기 내려 내 등을 밀어줍니다


자신을 비우면서 모든 것을 내려주는 당신이기에

시들어가던 가슴은 감로수에 푹 젖어 생기를 다시 찾고

칼바람 몰아치는 거세찬 물결 속에서도 휩쓸리지 않고

굴곡 많은 고개길을 하나하나 넘어갑니다


피땀 흘리며 사막길을 혼자서 걸아갈 때면 당신은

쨍쨍 내리쬐이는 해볕을 막아 시원한 그늘도 만들어주고

가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 우에 사슴과 토끼도 만들어주며

정처없이 걷는 길에 외로움을 달래줍니다


수많은 만남과 리별을 반복하며 걸어온 길

락엽은 우수수 바람에 날려가고 벗어버린 텅빈 가슴에

그리움으로 가득차 높은 하늘을 바라볼 때면 당신은

살포시 내려앉아 시린 가슴을 포근히 안아줍니다


욕망이란 무엇이고 사욕이란 무엇인지 모르고

오로지 사랑만 사심없이 내려주는 당신이기에

추운 떨림 속에서도 꽃향기는 피여나 이름없는 행복을 누리며

거울처럼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제일 아름다운 시를 쓸 수 있습니다.



소나무 전설


높디높은 산꼭대기

푸른 하늘을 치받치고

사철 푸른 소나무 한그루


산새 불러 노래도 하고

바람과 볼 부비며 속삭이기도 하고

흘러가는 가벼운 구름을 찢어

땀도 닦던 소나무


등산객들이 찾아주면

푸른 가슴 펼쳐

환호해주고

방랑객이 찾아오면

너른 가슴 열어

품어도 주며


높은 곳에 사는만치

장대비도 피하지 않고

겨울 쇠채찍에도 사정없이 터지며

누구보다 많은 아픔을 겪은 소나무


골짜기에 숨어 흐르는 강물은

알지 못하리라

높이 열린 저 하늘은

기억하리라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그 모진 바람이 뿌리 뽑으려고

기승을 부리던 일을

저 높은 하늘은 알고 있으리라


그러나 어둠 밀려가고

새날이 밝으면

누구보다 먼저 씩씩하게

당당하게 푸른 기상 떨치는


소나무 산정의 푸른 소나무

천년을 푸르게

만년을 푸르게

생의 노래 부르고 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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