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할배 (외 6수)□ 김득만

2023-06-01 16:22:18

어여쁜

동시

한수에


흰머리카락

한대씩

늘어났고


깜찍한

동요

한수에


머리카락

한대씩

빠져버린


번대머리

우리 할배

시인 할배


아이 맘

먹고 사시는

시인 할배.


유람길


하아얀

치마 두른

구름아씨들


천지

맑은

몸거울에


고운

몸매

비춰보더니


생글생글

웃으면서

두둥실


동남아

유람길

성수 난다.


살찌는 소리


쫄쫄

젖 빨면서도

뿌-웅


캬득캬득

웃으면서도

뾰-옹


콜콜

잠자면서도

피-익


아가의

방귀소린

살찌는 소리

키 크는 소리.


모지름


칼바람 이겨낸

모지름 끝에

가지마다 새움 튼

초록둥이들


봄해살에 그 얼굴도

파랗습니다

봄해살에 그 마음도

파랗습니다


눈보라 이겨낸

모지름 끝에

고고성을 터뜨린

파란둥이들


봄사랑에 그 몸매도

파랗습니다

봄사랑에 그 웃음도

파랗습니다.


돋보기


신문 보시다

돋보기 낀 채

꿀잠 드신

팔순 할배


하얀 틀이

드러내고

환한 미소

지으신다


꿈속에서

박사모 쓴

손자, 손녀의

장한 모습이


열배

백배

천배

커보이나 봐.

다이빙선수


눈알 불룩

튕겨져나온

못난 개구리


물방울

하나

튕기지 않고


쏘-옥

늪 속에

뛰여든다


금메달

독점자

다이빙선수.


전근


뜨물막걸리

한사코 들이켠

술주정군들


꿀꿀

꽥꽥

멱따는 소리


구유를 엎지르는

왈카당왈카당 소리…


행패 끝에

짚이불 푹

뒤집어썼다


도살장에

전근하는 꿈

꾸려는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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