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의 희로애락 한몸에 품어안고
천지의 삼오함을 눈앞에 펼쳐주네
시공간 접어 다져놓은 리성의 거울이여.
터 밭
인삼꽃 불로초랑 나는 곳 아니래도
그윽한 그내음에 내 가슴 후련하니
누나야 엄마랑 함께 감자 고추 심자야.
스 승
다정히 내 손잡아 책산에 이끄시고
어깨를 내주시며 딛고서 서라하네
나더러 청출어람을 이룩하길 바라네.
새 우
몇백년 살았길래 수염이 키를 넘나
조그만 몸뚱이에 도량은 한이 없다
바다도 옅다 탓하며 허리굽혀 산단다.
폭 포
태고의 원한을 품에 안고 포복한다
인고의 끝자락에 게걸든 납함이다
보느냐 벼랑 저미는 날카로운 칼날을.
초승달
해님이 너를 위해 산 넘어 피했건만
별들이 쳐다보니 부끄럼 다시 타네
귀여워 반나마 얼굴 가린 첫날 각시 네 모습.
박 수
진가를 분별하여 찬사를 들으란다
손벽을 박수로만 믿지를 말지어다
모기를 두 손 마주쳐 잡는 것도 박수다.
성에꽃
고독한 겨울아씨 봄 총각 그리워라
밤 깊은 유리창에 꽃으로 변신했네
해떠도 나비 안오니 눈물되여 주르륵.
할머니
비바람 눈보라를 백발에 묶었소
희비에 섞인 삶은 주름에 적었소
시름이 하도 무거워 허리마저 굽었소.
겨울산
매서운 하늬바람 자장가로 즐기며
흰 이불 고이 덥고 잠에 빠진 총각아
봄아씨 깨워 주기를 꿈속에서 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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