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생의 등불 밝혀 □ 김은희

2023-11-01 15:15:28

《책도둑》은 호주의 유명한 작가 마커스 주삭의 장편소설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독일을 배경으로 전쟁의 비극과 공포 속에서도 말과 책에 대한 사랑으로 삶을 버텨나갈 수 있었던 한 소녀의 이야기이다. 고독한 어린 소녀가 독서의 힘으로 삶의 힘든 시기를 헤쳐나간다.

책을 펼치면 처음에는 좀 혼란스러운 느낌이 든다. 줄거리는 한 소녀의 성장이야기인데 서술자가 죽음의 신이다보니 분위기가 철학적이고 미스테리하다. 랭소적인 유머와 은은한 련민이 담겨있는 사신의 관찰자 시점이 소설을 참신하고 독특한 작품으로 만들어가는데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를 마지막까지 손에 놓지 못하고 읽게 만든다.

당시 전쟁이 휩쓸고 간 페허의 땅에는 비극, 공포로 가득 차있다. 그리고 시대의 폭풍 한 가운데 한 소녀가 있다. 소녀의 이름은 리젤, 또다른 이름은 책도둑이다.

그런 리젤에게 위험한 비밀이 하나 있다. 바로 책을 훔치는 것, 남동생의 장례식에서 책을 훔치기 시작한 리젤은 글을 읽는 것과 책에 대해 남다른 갈망을 품게 된다.

어린 소녀 리젤은 어머니에 의해 양부모에게 맡겨진다. 그 과정에서 남동생은 그녀의 눈앞에서 차갑게 목숨을 잃는다. 동생의 장례식날, 동생이 묻힌 황무지에서 리젤은 그에게 큰 의미가 있는 《무덤 파는 사람을 위한 안내서》라는 책을 처음으로 훔친다.

뮨헨 한 빈민가에서 리젤은 밤이면 이 책을 품에 안고 잤다. 양부는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매일 밤 안내서의 내용을 랑독해주고 읽기도 가르쳤다.

책과 자상하고 사랑이 많은 양부 덕분에 리젤은 힘든 세상을 이겨내며 잘 성장해나갈 수 있었다. 그후 리젤은 책의 유혹이 음식보다 더 저항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참지 못하고 책을 훔치기 시작했다. 책 속의 세계는 그녀가 현실의 고난을 견디게 하는 힘이였다.

어느날, 그는 지하실에 숨어있는 피난인들에게 글을 읽어준다. 그것으로 위로를 얻는다. 리젤은 훔친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글을 쓰기 시작한다. 책을 사랑하고 책이 주는 마법에 걸린 사람들에게, 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꿈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리젤에게도 마찬가지다. 책은 그에게 분노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안식처이고 어두운 시절을 견디게 해주는 연로였다. 그러나 무자비한 전쟁은 이 모든 것을 파괴했다…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리젤은 책을 읽는 것을 통해 점차 성장해간다. 이후에 리젤에게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잊을 수 없는 총 열권의 책을 만나게 된다. 책은 이제 어두운 시절을 이겨나갈 수 있게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여준다.

“한스 후버만이 졸린 눈으로 침대에 앉아있는 동안 리젤은 그의 소매에 얼굴을 묻고 울며 그를 들이마셨다. 매일 새벽 두시가 넘으면 리젤은 그의 냄새를 맡으며 다시 잠이 들었다. 죽은 담배, 수십년간의 물감, 인간의 피부냄새가 섞여있었다.”

책도둑은 물러서지 않았다. 몇 걸음 더 걸어 식탁에 앉았다. 차가운 두 손이 소매를 더듬었다. 리젤의 입에서 문장이 하나 떨어졌다. “막스는 아직 안 죽었어요.” 단어들이 탁자에 떨여져 한가운데 자리를 잡았다. 세사람 모두 그 단어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반쪽짜리 희망은 감히 더 높이 올라가지 못했다.

“리젤은 나중에 지하실에서 자신의 삶에 관해 쓰면서 다시는 샴페인을 마시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결코 7월의 그 따뜻한 오후처럼 맛있을 수는 없을테니까.” …

소녀를 둘러싼 평범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는 익숙하면서도 신선하고 간결하면서도 재미있다. 특히 양부모에 대한 작가의 묘사는 인상적이고 아름답다.

글도 읽을 줄 모르는 소녀가 훔친 책은 어떤 의미였을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죽음을 직접 목격하며 살아남은 소녀의 남은 인생은 어떤 시간들일가.

긴 여운이 남는다. 전쟁의 비극과 생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있는, 이 책은 슬프지만 또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은 시대의 불운에 살지도 않고 영화 같은 갈등도 고난도 없지만 리젤이 당시 책과 함께 하는 삶이 얼마나 다행인지를 알게 된다.

1,2권으로 된 이 책은 제목부터 꽤 독특하고 흥미롭다. 가슴가득 따뜻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생의 려정에서 우리는 종종 막막함과 곤혹을 겪는다. 이러한 순간들은 마치 끝없는 어둠처럼 우리를 방황하고 무력하게 한다. 이때 책은 종종 우리 마음의 지침이 되고 깨우침이 된다.

삭막하고 처참하고 팍팍한 전쟁과 삶 속에서도 본연의 인간성과 의지로 삶을 살아낸 사람들의 모습이 있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 책의 표지에는 또‘이 책은 문자가 인간의 령혼을 풍부하게 하며 살찌우는 독특한 이야기’라는 눈에 띄는 소개가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 이야기는 당신의 생명을 바꿔줄 것이다. 리젤은 전쟁, 빈곤, 잔혹한 환경에서 의지할 수 있는 희망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인간적 희망을 보여준다” 고 평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책으로 불리며 사랑받았던 이 책은 출간 당시 《해리포터》를 제치고 10년 넘게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전세계 40여개 언어로 번역된 이 책은 2013년, 할리우드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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