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이 오면

구월 국화 꽃피는 소리

내 고향의 산에 들에

들려옵니다

비암산 바람결을 타고

모아산고개를 넘어오는

구월 국화 꽃피는 소리

내 가슴에 한가득

넘쳐납니다

저기 하늘가에서 들려오는

구월 국화 꽃피는 소리

들판에는

오곡이 무르익는 소리

언덕에는

사과배의 향기가 스미는 소리

산천에 가득차는

만풍년의 기별입니다

구월 국화 꽃피는 소리

구월이 오는 소리

성스러운 이 땅에

‘9.3’ 명절 찾아오는 소리

단풍잎도 덩달아 춤을 춥니다

흰구름도 두둥실 춤을 춥니다

국화 피는 소리

구월 국화 꽃피는 소리

고향 명절이 달려오는 소리

우리들의 가슴에

기쁨이 가득 넘쳐나는 소리입니다

코스모스

산에 들에 시나브로 해볕 싱그럽고

한낮의 숲속에 청아한 매미합창

수줍은 연분홍꽃잎 얌전히 주름잡네

가녀린 꽃대에 슴배인 흰 땀방울

아련한 바람과 느릿한 추억 속에

인생의 쓰고 신맛이 한가득 담겼더라

여름 뭇꽃 질 때에 성숙으로 핀 자태

인생의 언저리에 향기는 주춤하고

세월이 한창이니 구월이 어찌 늙으랴

가을, 그리움

가을비 추적추적 그리움 더하고

젖어든 락엽에 리별 한잎 스미니

슬픔은 가슴에 흘러

시리고 아프다

가지에 남은

추억 같은 이파리

바람따라 떠날 채비 하는구나

차라리 외로움 한줌

가슴에 묻어두자

매미울음 질기게 가을을 잡는데

단풍은 아니라고 고개 돌려도

조금만 건드려도 바스락

그리움이 흐느낀다

연분홍 진달래

짧은 만남

긴 그리움

푸른 잎새 먼저

연분홍치마 차려입었네

스치는 바람

아랑곳 않고

서둘러 이른 봄

언덕을 물들이네

꽃잎이 꽃잎을

손짓하고

향기가 향기를

불러오네

계절을 앞서가는

저 꽃잎들

여름이 오는 길에

한잎 두잎 분분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