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1988년부터 시행해온 두 자녀 정책을 37년 만에 페기하고 급격히 낮아진 출산률에 대응하기 위해 본격적인 인구 정책 전환에 나섰다.

2일(현지시각) 베트남 국영매체 베트남통신에 따르면 정부측은 인구 억제를 목적으로 시행해온 두 자녀 제한 정책을 공식 페기하며 “자녀 수는 정부가 아닌 각 가정이 자률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베트남 보건부에 따르면 녀성 인당 평균 출산률은 2021년 2.11명에서 2022년 2.01명, 2023년 1.96명으로 꾸준히 하락했으며 지난해에는 1.91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인구 유지에 필요한 대체 출산률 2.1명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출산률 하락은 하노이와 호찌민 등 대도시에서 두드러지며 젊은 세대가 생활비 상승과 육아 부담에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거나 미루고 있다고 베트남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정부측은 단순한 규제 완화 수준을 넘어 출산 장려 중심의 정책 전환을 법제화하기 위해 <인구법> 제정 작업에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보건부가 주도하는 이 법안은 기존의 가족계획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인구를 국가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간주하고 정책 전반을 재설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정부측의 발표에 따르면 인구법 초안은 지역별 맞춤형 출산률 유지, 출생 인구의 질 향상, 고령화 대응 등 세가지 전략 축을 중심으로 구성되였다. 세부적으로는 산전 검사와 신생아 선별 검사 확대, 고령자 대상 건강보험 확대, 두 자녀를 둔 녀성에게 공공임대주택 우선권 부여 등의 정책이 포함된다.

그러나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 변화가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한 출발점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실질적인 출산률 반등을 위해서는 양육비 지원, 보육 인프라 확충, 직장내 육아휴직 제도 개선 등 종합적인 사회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라고 보도했다.　

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