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가지에서 20킬로메터가량 떨어진 회재촌, 촌민들은 주로 옥수수나 콩을 대면적으로 재배하면서 수입을 창출하는 평범한 마을이다. 최근 들어 참신한 아이디어를 적극 행동으로 옮기면서 치부경로를 탐색하는 촌민이 있는데 그가 바로 장종상이다.

27일, 안도현 량병진 회재촌에 위치한 오미자 재배기지에 이르니 장종상은 한손으로 넝쿨을 젖히고 다른 한손으로 빨갛게 여문 오미자 열매를 따고 있었다. 다른 한켠에서는 촌당지부 서기가 열매를 트럭에 실어 안도현 시가지로 운반할 차비를 하고 있었다.

장종상(59세)은 그간 30년이 넘게 옥수수를 재배하면서 생계를 유지해왔다. 그는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하기 좋아하는 성격을 가졌다. 일전 도라지 재배에 무심코 뛰여들었다가 수입 대비 지출이 커지면서 결국 실패를 고했고 2019년 즈음에는 황기를 재배해보겠다고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재배 규모가 너무 작다 보니 판매가 어려워 재배를 그만뒀다. 실패를 거듭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이번에는 오미자를 재배하기로 마음먹었다.

오미자와의 인연은 2019년 료녕성 봉성시에서 시작되였다. 봉성시에서는 대규모적인 오미자 재배가 이뤄지고 있었는데 오미자 재배로 촌민들 모두가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진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나서 거기에 매혹되였고 한번 심은 오미자 묘목을 잘 가꾸면 20년은 넉넉히 수확할 수 있다는 말에 바로 결정을 내렸다.

장종상은 “마을로 돌아와 바로 3만원을 투입해 묘목과 농지포를 사고 지지대를 만드는 등 농사차비에 돌입했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현재 2만평방메터의 재배기지에 오미자 넝쿨이 빼곡히 들어섰다. 오미자는 9월, 10월이 최적의 수확기이다. 올해 4만근 좌우 수확할 것으로 예측되고 10만원가량의 수입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으로 수확하게 되면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하는데 하루에 200원의 로임을 지불하면서 촌민들을 고용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수확하면서 제대로 된 수입을 달성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촌에서 적극 나서서 도움을 제공했다. 오미자를 재배하기에 앞서 오미자 넝쿨을 고정해줄 지지대를 만들어야 했는데 20년간 쓰려면 나무 같은 재료는 강풍에 약해 첫시작부터 그는 세멘트를 선택했다. 2메터 가까이 되는 세멘트 지지대 100개는 훌쩍 넘게 만들어야 했는데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속을 태울 때 촌에서는 적극 마을 광장을 세멘트 지지대 제작에 사용하도록 터를 마련해줬다. 또 지난해에는 수확기가 거의 끝나가는 데도 판매경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었던 때 진에서 적극 인플루언서를 련결해준 덕분에 수천근의 열매가 적체되는 참사를 피면할 수 있었다.

그는 “일전 수확한 열매를 직접 경운기에 싣고 시가지로 운반한 후 판매했는데 이동하는 동안 너무 덜컹거려 도착하고 보니 대부분의 열매가 터져 상품성을 잃었다. 그 후부터 지금까지 촌당지부 서기는 마을 밖으로 이동할 일이 생기면 번번이 개인 소유의 트럭으로 한가득 현시가지로 무상으로 운반해주면서 판매를 도와준다.”고 말했다.

회재촌당지부 서기 동계춘은 2020년에 한 촌민이 오미자를 재배하겠다는 소식을 듣고 내심 기뻤다면서 옥수수와 콩을 재배하는 평범한 마을에 특색 있는 농작물이 추가되는 호사가 눈앞에 펼쳐지게 되니 성심성의껏 돕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는 “사실 현재 탐색단계에 처해있어 주변 촌민들의 반응이 미지근한 상태이다. 장종상이 촌민들에게 오미자 재배를 통해 쏠쏠한 수입을 달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다면 아마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향후 오미자 재배에 관심을 보이는 촌민들이 나타나게 된다면 관련 시설은 물론 촌간부들을 동원해 인력까지 적극 제공할 의향이 있다.”면서 “규모가 확장되면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 전정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