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맛을 체험한다…그곳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2023-02-06 08:50:42

우리 지역에서 가장 큰 소매시장인 연길서시장은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스케치이자 문화집산지이다. 현대적 시장과 마트의 등장으로 한동안 외면받아온 전통시장이지만 다양한 변화를 꾀하면서 우리 지역 최대의 종합시장으로, 연변의 종합물류쎈터로, 연변 사람들의 소비중심으로, 관광객들이 찾는 필수코스로 되였다.

지난 세기 70년대초, 천장 하나와 기둥 몇개, 오밀조밀 설치됐던 매대가 전부였던 농산물시장은 그 후 중부청사, 서쪽청사, 동쪽청사, 종합청사 등이 잇달아 지어졌고 승리골목과 민강골목에 의해 3개 구역으로 나뉘여졌다. 중심청사, 고급청사, 엘리베이터청사, 남쪽청사, 북쪽청사, 마당과 채소판매하우스가 이 3개 구역에 자리했다. 개조공사를 거치기 전 연길서시장은 경영면적이 5만 5000여평방메터로 3700여개 매대가 마련됐고 8000여명이 이곳에서 여러가지 제품을 판매했다. 경공업제품, 농부산물 등 13개 경영품목이 주류를 이루었고 경영품종은 무려 1만 2000가지에 달했다. 이런 제품들은 주로 도매, 소매를 거쳐 국내외로 흘러나갔다.

그리고 2018년 11월, 3년간의 재건을 거쳐 서시장은 지금의 현대화한 모습을 갖춘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총건축면적이 11.7만평방메터이고 지하 3층, 지상 12층으로 지어졌다.

조선족의 치마저고리, 비녀, 코신, 조선족 대표 음식들인 김치, 찰떡, 송편, 감자떡, 순대, 그리고  인삼과 고사리, 더덕 ,각종 버섯과 같은 장백산의 정기를 듬뿍 받고 자란 우리 연변의 특산물들, 싱싱한 채소들…

이렇게 다양한 물품의 집합을 본적 있는가?

큰 가게, 작은 가게 가릴 것 없이 찾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알뜰살뜰 작게 크게, 많게 적게 모아두었다. 하나하나 이름이 있는, 찾는 사람 만큼이나 다양한 것들이 모인 곳이 서시장이다. 귀한 것, 맛있는 것, 흔한 것, 드문 것들, 집채만 한 호박이 있고 희한하게 생긴 생선이 있고 외국에서도 찾아오는 인삼, 수삼도 한가득이다. 어느 집 명물가게엔 길다란 줄이 이어지기도 한다.

서시장의 풍요로움에 이곳은 늘 사람들로 붐빈다. 결혼잔치, 돌잔치 상차림부터 매일 우리 밥상에 오르는 먹거리까지 책임지는 곳이다.

서시장에 들어서면 이렇듯 소소하지만 정겨운 먹거리와 볼거리를 만난다. 시장에 놀러 온 사람들을 슬며시 웃음 짓게 하는 상인들의 푸근한 기운이 흐른다. 지역의 개성 있는 먹거리와 연변사람 특유의 투박한 구수함이 어우러진 시장 인심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코로나19의 엄습에도 거뜬히 견뎌왔고 경제한파가 덮쳐와도 이곳은 언제나 치렬한 삶의 현장이였다. 두려움보다 강한 삶의 본능이 분출되는 곳이였다.

요즘처럼 추운 날에는 서시장 5층에 자리를 잡은 먹거리 코너를 자주 찾게 된다. 서시장의 특징중 하나로 시장의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류동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관광을 왔다가 소문을 듣고 출출한 속을 달래기 위해 찾는 관광객들도 많다. 그들에게 서시장은 우리 지역의 관문이자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인 셈이다. 점심시간이면 량손 가득 연변특산물을 사들고 허기진 배를 달래려는 관광객들을 여기저기서 만나볼 수 있다.

떡, 두부, 다양한 종류의 국밥, 순대, 옥수수죽, 팥죽, 옥수수국수온면, 김밥, 떡볶이, 비빔밥 등 전통음식과 다양한 퓨전음식가게들이 즐비하게 들어섰다.

먹거리코너는 특성화 시장 육성 사업의 추진으로 쾌적하고 편리하게 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잘되여 있었다. 예전 주인과 마주보고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먹거리를 즐기던 그때 그 감성에서는 한발 물러섰지만 여전히 넉넉한 인심과 푸짐한 전통 먹거리가 넘쳐났다.

순두부와 콩장을 전문으로 하는 국화순두부 가게는 30대의 나젊은 부부가 차린 가게이다. 음식 솜씨 좋기로 소문난 이들 부부는 여기저기 가게자리를 알아보다 4년 전 이곳에 자리잡았다. 질 좋은 콩을 엄선해서 만든 순두부는 이들 부부의 고집스러운 정성이 담겨있다. 그래서였을가? 국화순두부는 서시장 먹거리 코너에서 인기 가게중 하나로 자리잡으며 점심시간이 되면 손님들이 줄지어 찾아든다.

맞은편 가게는 칠순을 넘긴 할머니가 운영하는 옛날순대집이다. 수십년을 시장에서 순대만을 팔아온 할머니가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뜨끈한 순대 한그릇을 칼로 뭉덕뭉덕 썰어준다. 량도 푸짐하다. 넉넉한 시장 사람들의 인심이다. 단골도 적지 않지만 먼 발길을 한 관광객들도 할머니의 순대를 먹기 위해 찾아온단다.

시장의 분위기가 이렇듯 바뀌다 보니 젊은이들도 시장을 종종 찾는다. 주변의 쇼핑거리와 함께 자연스러운 코스로 련계되는 지리적 장점도 갖고 있기에 더욱 편하게 리용하는 공간이 된 셈이다.

넉넉한 인심이 남아있기에, 시장에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기지 않기에 서시장은 문화와 전통을 살린 문화관광지로서의 가치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 크게 기여하고 있다. 거기에 현대식 시장과 대형 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겨움으로 가득찬 연길서시장, 이런 전통시장에서 고객들은 진짜 사람 냄새도, 삶의 생동감도 느낄 수 있다. 거기에 푸짐하게 얹어주는 시장 사람들의 인심은 덤으로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이다.

  시장 사람들, 그리고 시장을 통해 전통시장이 주는 사회문화적 가치를 되짚어보고 력사와 정이 있는 시장이 오래도록 보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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