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죄악이 얽힐 때□ 김은희

2025-08-07 15:37:09

‘가가형사 시리즈’ 제7권 《붉은 손가락》은 일본의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 단행본 통산 정확히 60권째가 되는 기념비적 작품이다. 2006년 나오키상 수상 이후 처음 발표한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어린 소년의 죽음이라는 살해 사건을 중심으로 세 가족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아들의 살인을 은페하려는 아끼오의 가족,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인물로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신참 형사 마쓰미야의 가족 그리고 암 말기 판정을 받은 아버지와 왕래조차 하지 않는 네리마 경찰서의 로련한 형사이며 마쓰미야의 사촌형인 가가 교이찌로의 가족이다.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가족 같지만 그 리면에는 저마다 가슴 아픈 가족사를 안고 있다. 이들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동안 진심으로 자신의 가족과 마주하게 되며 이 과정을 통해 작가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독자들에게 묻는다. 아울러 작가는 현대화에 따른 가족의 해체, 고령화사회의 로인문제, 청소년 범죄 등 폭넓고 다양한 문제의식을 작품 속에 담아낸다.

평범한 회사원인 47세의 중년 가장 아끼오는 금요일 퇴근 무렵 안해로부터 긴박한 전화 한통을 받고 급히 집으로 향한다. 컴컴한 집안에는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이윽고 안해의 말에 정원으로 나간 그는 그곳에서 어린 소녀의 사체를 발견한다. 중학생인 그의 아들 나오미가 소녀의 목을 졸라 죽인 것이다.

경찰에 자수해야 한다는 아끼오와 아들의 살인죄를 덮어서 무마하려는 안해 야에꼬의 실랑이가 한참 진행되는 동안, 정작 살인을 저지른 아들 나오미는 제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 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런 아들의 행동이 못마땅하지만 아끼오는 결국 사건을 은페하기로 결심하고 사체를 공원에 내다 버린다.

사건 다음날 아침, 네리마 경찰서 소속의 가가형사는 공원 주변의 동네를 탐문 수사하게 된다. 그중에는 아끼오의 집도 포함되여있다. 그리고 아끼오의 집을 탐문하는 과정에서 가가형사는 치매에 걸린 아끼오의 어머니를 우연히 보게 된다. 사건의 단서가 될 만한 경찰의 유일한 증거는 사체에 붙어있는 정원의 잔디 그리고 자전거를 리용해 공원까지 사체를 운반했다는 것이다. 이 단서를 바탕으로 로련한 가가형사는 범인의 추적에 박차를 가한다. 한편 자신의 가족에게 경찰의 압박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아끼오 부부는 아들의 살인죄를 숨기기 위해 결코 골라서는 안될 최후의 선택지를 꺼내들고야 만다.

“가가군이 일하는 방식을 잘 봐두라고. 자네, 이제부터 엄청난 상황에 입회하게 될 거야.”

말의 진의를 생각하느라 마쓰미야가 입을 다물고 있으려니 “그럼 수고해.”라면서 전화가 끊겼다.

마쓰미야는 가가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너도 이제 곧 알게 돼. 하지만 이 말만은 해두자. 형사라는 건 사건의 진상만 해명한다고 다 끝나는 게 아냐. 언제 해명할 것인가, 어떤 식으로 해명할 것인가, 그것도 아주 중요해.”

뭐가 뭔지 알 수 없어서 마쓰미야가 미간을 찌푸리자 가가는 그의 눈을 지그시 들여다보며 말을 이었다.

“이 집에는 숨겨진 진실이 있어. 이건 경찰서 취조실에서 억지로 실토하게 할 이야기가 아냐. 반드시 이 집에서 그들 스스로가 밝히도록 해야 하는 거야.”…

아들이 저지른 살인을 은페하기 위해 범인의 가족이 벌리는 행태는 책장을 덮는 마지막 순간까지 초조함과 최고조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찬사를 절로 나오게 만든다. 독자들이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하나 힘 안 들이고 풀어가는 사이, 게이고는 허를 찌르는 반전을 곳곳에 숨겨놓는다.

히가시노의 작품이 갖는 매력은 추리소설로서의 섬세한 플롯과 반전의 쾌감이 주는 감동이 완벽하다는 점이다. 여타의 추리소설들이 사건의 범인을 결말에서 알려주는 것과 달리, 이 작품에서는 이미 범인을 알려주고 시작하는 과감한 구성으로 작품의 흡인력과 사건의 흥미를 더한다.

  가정이라는 ‘밀실’과 가족애라는 ‘굴레’, 그 어두운 초상, 쟝르를 초월한 저자의 걸작 인간성을 담은 이 작품은 출간 3개월 만에 100만부가 팔리며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

주소:중국 길림성 연길시 신화가 2호 (中国 吉林省 延吉市 新华街 2号)

신고 및 련락 전화번호: 0433-2513100  |   Email: webmaster@iybrb.com

互联网新闻信息服务许可证编号:22120180019

吉ICP备09000490-2号 | Copyright © 2007-

吉公网安备 22240102000014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