려행, 그 즐거움의 깊이가 달라지는 ‘강녕마을’

2023-08-04 14:10:39

숲이 울창하게 우거진 산을 배경으로 하는 조선족 전통가옥이 참으로 멋스럽다. 마을 앞으로 돌돌 감돌아 흐르는 시내물과 한데 어우러지는 전통가옥들의 풍경이 고즈넉하다.

“멋지죠? 전망도 좋고요. 찾아와서 하루밤 묵는 손님들도 좋아해요. 이곳 풍경이 이렇게 근사한지, 예전엔 몰랐다면서요.”

변경도시 도문시 장안진 장상촌에 아담하게 들어앉은 ‘강녕마을’을 운영하는 조광훈씨의 말이다.

강녕마을은 조선족 전통가옥 7, 8 채가 평화롭게 들어앉은 전통가옥 펜션이다. 손님에게 내여주는 전통민박집은 현재 3개, 화장실과 욕실 등 내부가 현대식으로 꾸며져 있는 방도 있지만 온전히 전통 그대로 꾸며진 온돌방도 있다. 전통의 안락함과 현대의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집이다. 주말은 늘 손님으로 가득 찬다, 평일에도 빈 방은 드물다. 현지 방문객은 물론 알음알음으로 멀리 외지에서 오는 손님들도 많다.


  



하긴, 손님들이 좋아하게 생겼다. 집이 참으로 우아하고 예쁘다. 정원에는 개나리가 흐드러져 있다. 가옥마다의 마당에 항아리 수십개가 곱게 줄지어 놓여져 있다.꽃이 크고 작은 항아리와 잘 어우러진다. 근사하게 쓴 캘리그래피도 눈길을 끈다. 으리으리한 기와집의 나무대문마다에 쓴 아기자기 글귀가 웃음을 짓게 한다.

울창한 숲이 둘러싸고 있어 무척이나 편안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 마을은 풍경이 매력적이다.

마을을 에돌아 흐르는 시내물 건너편 언덕에 정자가 지어져 있다. 그곳에서 마을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다. 이 정자는 찾아오는 이들이 휴식을 취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로도 인기가 있고 강녕마을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는 장소로도 인기가 있다.

정자를 따라가는 길은 여러 종류의 꽃들이 심어져 있고 잔디가 곱게 깔려져 있어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데 랑만을 더해준다.

이 마을은 연변조선족전통가옥문화협회 회장이기도 한 주인장 조광훈이 10여년전부터 계획하고 민족건축을 연구하는 전문가와 힘을 모아 설계하고 지은 전통마을이다.

전통가옥은 우리 지역에서 흔하게 보여지는 전통옛마을과 달리 건축설계부터 다르다. 설계부터 온전하게 전통가옥건축에 따랐다. 그리고 특별히 온돌구조는 ‘복층형 되돌이구들’, ‘중층형 회오리구들’로 돼있다. ‘복층형 되돌이구들’과 ‘중층형 회오리구들’은 열과 연기를 바로 뽑아내는 전통구들에 비춰 ‘열은 남기고 연기를 밀어내는 구들구조이다. 40.16평방메터에 놓은‘복층형 되돌이구들’의 구들고래 길이는 50메터 된다.

연기를 밀어내는 복층형 되돌이구들, 중층형 회오리구들은 아궁이와 굴뚝이 한곳에 자리한 것인데 굴뚝을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도 불길이 너무 잘든다. 이런 온돌구들에는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녹아있다.

여기에는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전통마을이 있다.

전통마을의 정겨움이 어린 동네다. 가을에는 노랗고 빨간 단풍잎이 아름답고 여름에는 초록의 그늘이 싱그럽다. 집과 집 사이로 난 골목도 아기자기하다. 하루밤 묵어갈 만한 곳이다. 다만, 강녕마을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빈 공간도 여럿 있고 문화행사도 비정기적으로 열린다. 야간에는 조명이 켜지며 낮과 다른 매력을 발산하니 여름날 밤 산책도 무난하다. 밤이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수많은 별빛이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마을을 향하는 길에 밭들이 에둘러 있어 한가로운 시골 정취를 더한다.

강녕마을은 무엇보다 마을길을 열고 닫는 돌담이 매력이다. 옛길을 걷고 논길을 걷는 듯 느긋한 기쁨을 선사한다. 한아름 나무들도 많아 그늘도 넓고 시원하다. 높게 자란 고목이 집 담장 밖으로 팔을 뻗어 마치 돌담 숲인 듯하다. 누구든 절로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본다.

좀 더 활기찬 마을이나 체험을 원할 때는 주말이 낫지만 평일만의 색다름이 있다. 강녕마을은 가옥의 보수과정을 공개하기도 한다.

전통가옥의 맛은 또 마루가 아닐가 싶다. 아침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나 싶더니 점심을 넘기니 또다시 찜통더위가 시작된다. 당장 선풍기 바람이라도 찾고 싶었지만 일단 마루에 걸터앉아본다. 그런데 웬걸, 시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전통가옥의 건축재료로 쓰인 홍송나무의 은은한 향이 바람에 실려 코를 간지럽힌다. 어느덧 무더위는 잊혀져간다. 마루에서는 누구와 있어도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을 듯하다.

이름 모를 화사한 여름꽃들이 담장과 전통가옥, 푸르른 하늘과 어우러지며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전통가옥의 고즈넉함은 례사롭지 않다.

누가 꽃밭이 아니라 했을가, 마당에 잘 가꿔진 꽃밭에 말벌이 노닐고 있었다.

강녕마을에서는 가벼운 등산도 가능하고 야외캠핑도 체험할 수 있다. 거기에 석판에서 구워먹는 고기 맛도 호사를 안겨준다. 이곳에서 가족끼리, 련인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맞춤이다. 푹푹 찌는 여름에, 시골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촌캉스’로 강녕마을을 추천한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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