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기 지났단 말 믿지 말라”

미국 로스안젤레스 돌비극장에서 12일(현지시간) 열린 제95회 오스카 시상식은 그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의 축제 현장이였다. 아시아계 감독과 배우들이 만든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瞬息全宇宙)》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7관왕을 차지하며 축포를 쏘았다. 특히 ‘오스카의 꽃’이라 불리우는 녀우주연상은 말레이시아 출신 중국 향항 배우 양자경에게 돌아갔다. 95년의 아카데미 력사상 아시아계 배우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그가 처음이다. 판타지(SF) 코미디인 이 영화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간 이민자인 에블린(양자경 역)이 다중 우주의 존재를 알게 된 뒤 이를 넘나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이날 시상식에 등장한 양자경은 케이트 블란쳇, 미셸 윌리엄스 등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녀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였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오늘 밤 저와 같은 모습(동양인)으로 시상식을 지켜보고 있는 어린아이들에게 희망과 가능성의 불빛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녀성들에게 “여러분의 황금기가 지났다는 말을 절대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61세에 처음 오스카 녀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그녀는 상까지 거머쥐였다.

이날 이목을 끈 또 다른 수상자는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브렌던 프레이저였다. 그는 영화 《더 웨일》에서 272킬로그람의 초고도 비만 환자로서 죽음을 눈앞에 둔 아빠 역을 맡았다. 좁은 공간에서 거의 움직이지 못하지만 눈빛으로 풍부한 감정을 전달하며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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