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 패트릭 스웨이지, 퀸시 존스, 루치아노 파바로티. 이들에게는 생전 췌장암으로 투병하다가 사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명인으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누렸지만 결국 난치 질환에 가로막혀 삶을 내려놔야만 했다.
유명인에서 뿐만 아니라 췌장암은 모든 암을 통털어 가장 악명이 높다.
◆소화불량·디스크 등으로 오인 많아…상당수가 3~4기에 발견
췌장은 길이가 약 15센치메터 정도의 장기로 각종 소화효소를 비롯해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효소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의 소화를 돕고 인슐린은 혈당을 조절한다.
췌장암의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것은 위 뒤쪽, 몸속 깊은 곳에 있어 일반 종합검진에서 하는 복부 내시경이나 초음파로는 확인이 어렵고 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비로소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증상이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오해하기 쉽고 허리 통증은 디스크 등 척추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이 꼽은 췌장암의 3대 증상은 황달, 통증, 체중 감소이다. 특별한 리유 없이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지속적인 등 통증, 황달과 당뇨병이 생긴 경우에는 췌장암을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
전문가는 “췌장암은 보통 소화가 안되거나 명치끝 쪽이 아파 증상에 따라 치료받다가 발견하거나 간혹 등과 허리에 생긴 통증 때문에 약을 한참 먹다가 컴퓨터단층촬영(CT)를 찍어보고 나서야 비로소 진단받는다면서 다른 암과 달리 3~4기가 돼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리유이다.”라고 설명했다.
◆유전·환경 영향 커…가족력에 췌장염·당뇨병 땐 더욱 주의해야
췌장암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유전적 요소와 환경적 요소가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족력이 있으면 발생률이 18배까지 올라간다는 연구가 있다.
환경적 요소는 췌장염, 당뇨병 등의 질환과 함께 식습관, 흡연, 나이, 음주 등이 꼽힌다. 이중에서도 췌장염과 당뇨병은 특히 주의해야 할 위험 요소이다.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발생 후 췌장염을 동반한 경우의 췌장암 발생 위험은 당뇨병이나 췌장염이 없는 사람에 견줘 4.96배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반대로 췌장염이 먼저 생기고 당뇨병이 후에 발병한 경우에도 췌장암 발생 위험은 4.17배에 달했다. 특히 인슐린을 사용하는 환자의 췌장암 발생 위험은 17배까지 치솟았다.
췌장암은 당뇨병 유병기간이 짧은 그룹에서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특징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당뇨병기간이 1년 미만인 그룹의 췌장암 발생 위험이 5년 이상인 그룹보다 9.1배 높은 것으로 집계했다. 따라서 췌장염 후 당뇨병을 앓은 환자, 인슐린을 사용하거나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짧은 환자는 췌장암 발생에 더욱 류의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 밖에 췌장암 환자 그룹에서는 폭음과 흡연의 비률도 대조군보다 높았다.
◆완치는 수술이 유일…담배 끊고 체중 관리해야 예방에 도움
췌장암이 의심되면 초음파검사, 복부 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 내시경 초음파검사(EUS), 양성자방출단층촬영(PET), 혈청 종양표지자검사, 복강경검사, 조직검사 등이 종합적으로 진행된다.
췌장암을 완치시킬 수 있는 치료법은 현재까지 수술이 유일하다.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 이후 보조적 치료가 필요할 때는 항암화학료법, 방사선 료법 등이 진행된다. 치료법은 암의 크기와 위치, 진행 정도,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수술과 항암화학료법, 방사선치료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췌장암의 60%는 췌장 머리 부분에 생기는데 이때는 췌장 머리 쪽으로 련결된 십이지장, 담도, 담낭을 함께 절제하는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한다. 몸통과 꼬리 부분에 암이 생기면 비장을 함께 자르는 췌장미부절제술을 한다.
최근에는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에 고압의 전기를 흘려보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식의 치료법도 선보여 효과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에 해당할 경우 정기 검진을 받는 게 췌장암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최선이다.”라고 조언한다.
검사가 필요한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황달, 원인을 알 수 없는 복부 및 허리통증, 원인불명의 소화불량, 50세 이후 급격한 체중감소와 식욕부진, 갑작스럽게 당뇨병이 발병하거나 잘 조절되던 당뇨병이 갑자기 조절되지 않는 경우 등이 꼽힌다. 여기에 더해 장기간의 흡연, 당뇨병, 췌장암 가족력, 만성췌장염이 있는 고위험군도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췌장암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담배를 끊고 식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비만해지지 않도록 체중 관리를 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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