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주사로 이루어지는 인슐린 투여 방식에 새 가능성이 제시됐다. 오래동안 단백질 약물은 분자가 너무 커서 피부를 뚫고 들어갈 수 없다고 여겨져 인슐린 투여는 주사가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았다.
영국제국리공학원과 절강대학 공동 연구팀이 피부 구조를 손상시키지 않고도 인슐린을 혈액으로 전달하는 고분자를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자연》에 게재됐다.
개발된 고분자의 이름은 ‘OP’이다. 피부 표면은 약산성이고 안쪽으로 내려갈수록 PH가 중성으로 바뀐다. OP는 PH 변화에 따라 전기적 성질이 달라진다. 표면에서는 양전하를 띠며 각질층 지질에 달라붙는다. 깊은 층에서는 전하를 잃고 세포 사이를 따라 이동한다. OP는 각질층에서 표피와 진피를 련속 통과해 림프관과 혈관으로 진입한다.
연구팀은 OP를 인슐린과 결합시킨 ‘OP-인슐린’을 생쥐와 미니돼지 피부에 바르고 혈당 변화를 추적했다. 1형 당뇨 생쥐에 OP-인슐린을 바르자 1~2시간 안에 혈당이 정상범위로 내려갔다. 효과는 약 12시간 지속되였다. 대조실험에서 인슐린만 바르거나 다른 고분자와 결합한 인슐린은 혈당수치를 거의 바꾸지 못했다.
피부 구조가 사람과 류사한 미니돼지에서도 효과를 확인했다. 미니돼지는 실험용 소형 돼지로 피부 두께와 구조가 사람과 비슷해 피부 투과 연구에 널리 쓰인다. OP-인슐린을 바른 뒤 약 2시간 만에 정상 혈당을 회복했다. 안정적인 혈당 조절 효과는 약 12시간 이어졌다.
조직 분석 결과 OP-인슐린은 간, 지방, 근육 등 혈당 조절 핵심기관에 도달해 정상적인 인슐린 신호를 활성화했다. 피부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었다. 생쥐와 미니돼지 모두 피부 두께 변화, 염증, 세포 손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혈액, 간, 신장 기능도 정상이였다.
림상 적용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생쥐 실험에는 체중 1킬로그람당 116단위, 미니돼지에는 29단위의 인슐린이 쓰였다. 일반적인 성인 1형 당뇨병 환자의 하루 인슐린 총투여량은 체중 1킬로그람당 0.5~1단위 수준이다. 사람 피부에서 OP가 동물과 같은 경로로 이동하는지도 미지수이다.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의 변화, 장기 루적 효과 등 현실적 과제가 남아있다.
연구팀은 “피부를 통한 인슐린 전달 가능성을 동물에서 확인한 사례”라며 “인슐린외에도 단백질 약물, 유전자 치료제 등 대분자 의약품 전체로 확장될 수 있는 점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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