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잎 (외 8수) □ 태승호
너희들 어여쁨은 조화를 이룸이라
귀하게 피였다가 그 향기 사라져도
꽃들을 받쳐주었던 잎은 계속 푸르리.
◆ 이끼
천생에 부끄러움 타고 난 기질이라
음달을 좋아해서 뭇시선 못 끈다만
자연에 푸르름 주는 그 마음이 가상타.
◆ 고사리
땅에서 올라올 땐 욕심도 많았지만
돋아나 자라면서 잘못을 깨달으니
아이참 부끄러워서 고수머리 숙이네.
◆ 소낙비
한여름 뜨거운 날 땡볕이 쪼이더니
삽시에 쏟아지며 산과 들 덮는구나
어쩌랴 밝음과 어둠 한순간에 바뀜을.
◆ 학수고대
떠날 때 했던 약속 잊은 건 아니련만
계절이 바뀌는 데 기별 한장 못주누나
야속타 언제 오려나 애간장만 태우네.
◆ 오솔길
언제나 드팀없이 함께 한 동반자여
운명이 희롱하고 세월이 흘렀어도
정다운 이 오솔길에 내 인생을 묻는다.
◆ 백일몽
푸른산 침대런가 록음 속에 누웠으매
백마가 구름 타고 그대 향해 달려올제
아쉽다 깨여나 보니 흰구름만 떠도네.
◆ 별빛
밤이면 반짝반짝 어둠과 동무하네
낮에는 어디론가 사라진 모습인데
그래도 죽지 않은 빛 진실인가 하노라.
◆ 거울
보이면 보는 대로 속일 줄 모른다네
수시로 비춰보며 성찰하면 좋으련만
사람들 무엇 때문에 감추려고 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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