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새 (외 4수) □ 김학송

2023-10-20 08:43:03

구름 속에서 놀다가 숲속에

찾아온 새는 고운 소리를

풀어 길을 만든다


온몸에 사람의 냄새가 덧쌓여

사람처럼 몸이 무거워진 새는


눈 먼 노을을 물어다

보금자리 하나 마련하고


별나라 동네의 성스러운

빛으로 숲속의 어둠을

덮어버린다.



◆ 이상기후


계절도 길을 잃었나 보다


주정뱅이처럼 휘청거리며

아무데나 뇨욕을 풀고

길길이 날뛰며 흑색 광기로

세상을 휘감아 미지에 나락에

패대기친다


하늘도 치매에 걸렸나 보다


제 손으로 제 살을 쥐어뜯으며

넋을 놓고 울부짖으며

엉엉 울다가 흐흐 웃다가

갈증난 강물에 퍼더앉아

토네이도를 부르다… 잠이 든다


아마 자연도 늙어

로망이 들었나 보다.


◆ 인생과 커피


어스름이 연출하는

반가운 기별, 쑥꾹새 울면


언제나 싱싱한 만남

설레임 젖게 하는 반야월


님이여, 분위기 있는

우리만의 시간을 위해

언제나 따끈한

커피 한잔 되여주세요.


◆ 나의 꿈은


나의 꿈은 그대의 무릎 아래

작은 가을보다 낮습니다


나의 꿈은 그대가 나를 지켜보는

아스라한 곳에 있습니다


나의 꿈은 상식이 나를

미쳤다고 하는 그 높은 욕설  우에

있습니다


나의 꿈은 이 세상 제1이라고 하는

그 모든 진실과 그 모든 갈채와

함께 합니다.


◆ 그 사람의 봄


바람의 나라에는

사랑이 없다


눈 먼 소리만이 있을 뿐


벌어지는 새  순이 간지러워

키익-키익-

웃는 순간에도

구름 만큼 그 사람은 들떠있다


배 큰 개아미의 집에 들리여

꿈의 동냥이 끝난 뒤에

그런 모습으로도 그 사람은

이슬에게 몸을 맡긴다


바람의 나라에는

사랑이 없다


눈 먼 소리만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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