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속에서 놀다가 숲속에
찾아온 새는 고운 소리를
풀어 길을 만든다
온몸에 사람의 냄새가 덧쌓여
사람처럼 몸이 무거워진 새는
눈 먼 노을을 물어다
보금자리 하나 마련하고
별나라 동네의 성스러운
빛으로 숲속의 어둠을
덮어버린다.
◆ 이상기후
계절도 길을 잃었나 보다
주정뱅이처럼 휘청거리며
아무데나 뇨욕을 풀고
길길이 날뛰며 흑색 광기로
세상을 휘감아 미지에 나락에
패대기친다
하늘도 치매에 걸렸나 보다
제 손으로 제 살을 쥐어뜯으며
넋을 놓고 울부짖으며
엉엉 울다가 흐흐 웃다가
갈증난 강물에 퍼더앉아
토네이도를 부르다… 잠이 든다
아마 자연도 늙어
로망이 들었나 보다.
◆ 인생과 커피
어스름이 연출하는
반가운 기별, 쑥꾹새 울면
언제나 싱싱한 만남
설레임 젖게 하는 반야월
님이여, 분위기 있는
우리만의 시간을 위해
언제나 따끈한
커피 한잔 되여주세요.
◆ 나의 꿈은
나의 꿈은 그대의 무릎 아래
작은 가을보다 낮습니다
나의 꿈은 그대가 나를 지켜보는
아스라한 곳에 있습니다
나의 꿈은 상식이 나를
미쳤다고 하는 그 높은 욕설 우에
있습니다
나의 꿈은 이 세상 제1이라고 하는
그 모든 진실과 그 모든 갈채와
함께 합니다.
◆ 그 사람의 봄
바람의 나라에는
사랑이 없다
눈 먼 소리만이 있을 뿐
벌어지는 새 순이 간지러워
키익-키익-
웃는 순간에도
구름 만큼 그 사람은 들떠있다
배 큰 개아미의 집에 들리여
꿈의 동냥이 끝난 뒤에
그런 모습으로도 그 사람은
이슬에게 몸을 맡긴다
바람의 나라에는
사랑이 없다
눈 먼 소리만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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