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계곡 그 순간 (외 2수) □ 김소연
두근거림이
운무 속 그림자와 어깨
겨루고 서있다
이파리들 란반사
바람의 반짝임에
무늬 찍으며
환호성에
올올이 얹어두고 있다
손톱부리마다
건져 올린 물처럼 평평하다.
◆ 출발선
게시판은 하얗게 퇴색해있다
찬서리 녹을 때까지
항해는 가슴에 돛을 내린다
적설 점화시키며
능청 떠는
작동 멈춘 브레이크,
쏙 내민 조막손이
해살의 기도로 바람 잠재워간다.
◆ 아픔의 매듭
돌풍의 징조는 없다
혼령의 유촉,
방풍림에
걸리여 파닥일 때까지
사막은 오아시스에
갈망 펼치여갈 것이다
둔덕에 반란 잠재워
귀 갖다댄다면
뭇새들 노래소리…
와인향 일상으로
숙녀의 봄을
엷게 펴 바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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