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꽃 (외 6수) □ 손홍범
고독한 겨울아씨
봄 총각 그리워라
밤 깊은 유리창에
꽃으로 변신했네
해 떠도
나비 안 오니
눈물되여 주르륵.
새 우
몇백년 살았길래
수염이 키를 넘나
조그만 몸뚱이에
도량은 한이 없다
바다도
옅다 탓하며
허리 굽혀 산단다.
박 수
진가를 분별하여
찬사를 들으란다
손벽을 박수로만
믿지를 말지어다
모기는
두 손 마주쳐
잡히는 걸 보았지.
할머니
비바람 눈보라를
백발에 묶어맸소
희비에 섞인 삶은
주름에 적어놨소
시름이
하도 무거워
허리마저 굽었소.
폭 포
태고의 원한을
품에 안고 포복한다
인고의 끝자락에
게걸든 납함이다
보느냐
벼랑 저미는
세로 섰는 칼날을.
초생달
해님이 너를 위해
산 넘어 피했건만
별들이 쳐다보니
부끄럼 다시 타네
귀여워
반남아 얼굴 가린
첫날 각시 네 모습.
스 승
다정히 내 손 잡아
책 산에 이끄시고
어깨를 내주시며
딛고서 서라 하네
나더러
청출어람을
이룩하길 바라네.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