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불 (외 5수) □ 최만수
외로움 달래면서
환하게 웃으신다
온몸을 불태우며
내 앞길 밝히건만
아직도
한치 밖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 씀바퀴
고향의 산과 들에
한생을 묻고 자라
해마다 봄이 되면
푸른 맘 꿋꿋하네
쓴소리
보약이 되여
내 가슴을 울리네.
◆ 우 수
얼었다 녹이면서
눈까비 내리건만
눈속의 새싹들은
눈뜨며 속삭이네
이제는
추운날 가고
봄아가씨 오겠지.
◆ 모 기
어디에 숨었다가
밤이면 설쳐대니
내 피를 빨아먹고
내 형제 된 것처럼
괘씸타
앵앵거리며
먹을 생각 뿐이니.
◆ 보름달
둥굴게 살아가라
환하게 웃음 짓고
어둠을 물리치며
세상에 빛을 주오
오늘도
잠 못 드시는
엄마 얼굴 보이네.
◆ 베 개
눈높이 네가 알고
편안함 내가 알지
한 베개 둘이 베고
꿈꾸니 행복했다
이제는
베개 둘이라
사는 모습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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