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교실 1(외 4수) □ 백진숙

2024-01-26 08:56:18

우리 춤들이 다 모였다

아리랑 도라지 양산도 해당화

우리 친구들도 다 모였다

란이 옥이 숙이 영이

무용선생의 화려한 춤사위

친구들의 멋진 춤자태

저마다 떨쳐입은 색색의 무용옷

선녀가 따로 없다

청춘이 울고 간다


해를 주어라

젊음을 주어라

건강과 행복도 주어라


친구들이 떠나가면 제 흥을 못이겨

벌떡 그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높이 웨치는 춤교실


당신들은 한수의 서정시

자꾸만 읊고 싶은 아름다운 시


춤교실에 가는 날은

우리 모두가 시가 되는 날.


춤교실 2


이렇게 가까이에

기쁨과 행복이 있을 줄이야

이렇게 가까이에

내 젊음이 다시 약동할 줄이야


울긋불긋 고운 한복 차려입고

우리 가락에 맞춰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추는 친구들

저마다 한수의 시로다


아리랑 도라지 양산도에 흠뻑 취해

무아지경에 빠지다 보면

살금살금 걸어오는 시


태양 같고

달 같고

별 같은 시

냉큼 그것을 잡는 나


세월이 주는 아름찬 선물

고독과 아픔을 씻어주는 넓은 품

둘도 없는 내 인생의 동반자여.


춤교실 3


친구야 저 시가 보이느냐

우릴 향해 손 흔드는 시가

저 봄날 같고 청춘 같은 시가 보이느냐


무용선생의 멋진 춤사위에도

기쁨 안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친구들에게도

웃음꽃 피우며 춤추는 나한테도 시는 있거늘

춤교실 곳곳마다 살아 숨쉬는 저 싱싱한 시들


출렁이는 내 삶의 넓은 바다

철썩철썩이며 나를 위해 기도하고

북 쳐주며 꽃길 만들어주는 너


지칠 줄 모르고 시를 잉태하는 춤교실

넌 내 삶의 따뜻한 자궁

멋진 시를 낳는 산실이여라.


조사 1


한번 나서볼가

아니야

뒤로 한발 물러서며

자신을 한껏 낮추고

서로를 이어주는 끈으로 흔쾌히 살고


그래도 한번 나서볼가

아니야

재삼 뒤로 물러서며

남을 자신 앞에 내세우고

영원한 2인자의 삶을 달갑게 사는


조사(助词)

작은 손짓 작은 몸짓으로

작은 삶 큰 행복을 깨우쳐주는

내 령혼의 메아리여

널 바라보며 내 삶의 안테나 다시 세운다.


조사 2


화려한 옷 한벌

멋진 이름 하나 없다

그저 다소곳 머리 숙이고

보이지 않는 구석에 조용히 앉아

제 일에만 열중하는 들풀


큰 목소리 한번 낸 적 없고

잘났다 시뚝하지도 않는다

겸손은 너의 최대 미덕

잘못은 늘 자신한테 돌리고

공로는 늘 남에게 돌리는 너


네 자리가 비여서야

아차 무릎 치며 깨닫는 사람들


네가 있어

우리 말과 우리 글 이어지고

우리 노래와 춤 이어지고

우리 력사가 씌여지고

아름다운 세상도 만들어지나니


조사

지구 한복판에 우뚝 서있는 너

언제나 높이 모시고 싶은

나의 들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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