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꽃(외 7수)□ 태승호
차디찬 겨울창에
터 잡고 태여나서
단란히 모여앉아
웃음꽃 피운다만
어쩌랴 아침 해살에
떠나가야 하나니
겨울낚시
얼음에 구멍 뚫고
낚시줄 드리우니
멋모른 고기떼들
다투어 입질하네
아서라 즐거움 뒤엔
모진 아픔 남더라
바위
언제나 변함없이
제자리 지켜주네
세월의 풍화 속에
그 모습 사라진들
영원히 변치 않으리
그대 향한 단심을
떠나는 가을
가을이 멀어지니
들판은 적막하네
들쥐들 부지런히
겨울 준비 한창인데
송아지 한가하구나
무슨 걱정 있으랴
앵무새
까만 눈 깜박이며
뾰족 입 쉴 새 없네
귀여운 말솜씨로
찬사를 받는다만
아서라 실속 없는 말
흉내 뿐이 아닌가
스치는 바람
머물지 아니하고
스치고 지나가네
소리와 찬 느낌이
바람의 흔적인가
정녕코 네가 없다면
대자연도 멈추리
꽃
나비가 날아가니
꿀벌이 찾아드네
저마다 어여쁘다
널 찾아오건만은
아쉽다 이 계절 가면
락화로만 남으리
시월단상
락엽이 흩날리는
창밖을 내다보며
차잔의 연한 향에
봄날을 더듬는다
내 안에 찾아온 시월
익어가는 가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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