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외 8수)□ 리명자

2024-05-17 08:09:49

날 보는 저 눈길이

낯익어 보이는데


흰서리 잔주름이

세월을 그렸구나


가만히

들여다보니

고운 삶이 씌였네



단풍 꽃


국화는 찬서리에

외로이 떨고 있고


나무는 잎새마다

홍조 띤 얼굴이라


밤 사이

비밀 한아름 안고

수채화로 피였네



1월이 오면


나무는 한겹 두겹

벗으며 잠이 들고


굶주린 참새들은

텅빈 들 헤집는데


갈대는

백발 떠이고

떠난 님을 그리오



찬서리


가을밤 찬서리가

머리에 내렸는가


봄 오고 여름 가도

녹을 줄 모르는데


세월은

시름 불러다

하얀 덧칠 더하네



떠나는 계절


떠나는 당신 옷깃

한오리 잡아놓고


아쉬워 그리울가

갈피에 모셨더니


체취가

약속해주오

다시 돌아올거라



시월의 하늘


저 푸른 하늘에는

목화꽃 피여나고


해와 달 실을 뽑아

대지에 수놓을제


호수는

하늘 품고서

춤사위에 신난다



빈 들판


수확을 끝낸 들판

헐벗은 몸매런가


참새만 왔다 갔다

이삭 줍기 한창인데


찌푸린

낮은 하늘로

목화송이 날리오



추억


청춘의 두 심장이

뜨겁게 불타올라


별처럼 반짝이던

사랑을 그렸건만


지금은

누구의 태양으로

빛이 되고 있을가



락엽 밟으며


찬바람 성화 부려

나무 잎 떨어지고


땅 우에 뒹굴다가

저 멀리 사라지오


인생도

저리 가는가

밟는 발길 무겁소

  •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

주소:중국 길림성 연길시 신화가 2호 (中国 吉林省 延吉市 新华街 2号)

신고 및 련락 전화번호: 0433-2513100  |   Email: webmaster@iybrb.com

互联网新闻信息服务许可证编号:22120180019

吉ICP备09000490-2号 | Copyright © 2007-

吉公网安备 22240102000014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