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노래 (외 1수)□ 김상군
겉보기는 텁텁해도
속내는 착한
우리 어머니
눈곱만한 사랑 받으시고
온 마을이 넘쳐나게
푸성귀밭 이루시네
만고풍상 이겨내며
그 많은 자식들 키워내는
거룩하신 성품
상추, 배추, 무우, 감자, 고구마…
사랑스럽지 않은 자식 없네
사나운 천둥번개
소낙비도 이겨내고
호랑나비 꽃구름도 불러오는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흙
그 품에서 수천년 이어왔다네
새각시의 아침밥상
이 남자와 저 남자 식성
섞어넣으면
반찬맛이 어떨가
시집온 새각시의 첫날 아침
음식은 짜거울가
싱거울가
시아버지의 식성은
어떠하신지
시동생의 식성은 어떠할지
시어머니는 무슨
가르침 내리실지
시누이는 무어라고
종알거릴지
문밖에서 들여다 보던
실바람이 몰래 들어와
새각시의 고운 얼굴 식혀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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