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일생의 기억 대부분을 잊지만 일부 기억은 장기간 혹은 영구적으로 머리 속에 남는다. 과학자들이 사람 뇌는 어떤 기준으로 기억을 남기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했다. 해석하기 어려운 경험을 더 오래 기억한다는 것이다.
미국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일디림 교수 연구팀이 계산 모델과 행동 연구를 통해 뇌가 어떤 기준으로 기억을 남기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시한 론문이 일전 국제학술지 《자연·인간행동》에 발표됐다.
특정한 한해를 떠올리고 그해에 일어난 일들을 떠올려보면 바로 떠올리기 쉽지 않다. 바로 전해인 2023년만 해도 기억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것이다. 1년 8760시간중 회상 가능한 순간이 얼마나 될지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기억은 이미 잊힌 상태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뇌가 어떤 기억을 남기는지 실마리를 찾기 위해 계산 모델과 행동 연구를 진행했다. 광경이나 상황의 복잡성에 계산 모델과 행동 연구를 결부해 어떤 시각적 정보가 기억에 남는 지를 분석했다.
인간의 기억형성은 시각적 신호의 ‘압축’과 ‘재구성’이라는 두 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 연구팀은 두 단계를 다루는 계산 모델을 개발했다.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연속적으로 빠르게 자연 이미지들을 보여주고 기억에 남는 이미지들을 묻는 실험을 설계한 뒤 계산 모델을 적용했다.
그 결과 인간의 뇌는 특정 기억을 남기기 위해 범람하는 기억 대부분을 려과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억형성단계중 재구성과정에 어려움을 느낄수록 이미지를 더 잘 기억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어떤 광경 또는 상황인지 해석하기 어려울 때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다.
가령 외딴 자연환경에 소화전이 하나 놓여있는 장면을 본다면 해당 장면의 의미를 리해하거나 해석하기 어려워 더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되고 에너지를 소모한 만큼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일디림 교수는 “뇌는 우리가 잘 설명할 수 없는 경험을 우선적으로 기억하려 한다.”며 “예측 가능한 경험이나 놀랍지 않은 순간은 기억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보다 효과적인 기억시스템을 가진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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