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먼저 알리기 위해
지난 밤도 지새며 꽃피웠네
남 먼저 님을 반기기 위해
홀로 지낸 밤 그 얼마였더냐
보고 보아도 모자란 님
숭고한 사명의 길이기에
가시는 걸음마다 꽃향기 풍겨주리
주고 주어도 모자란 님
고요한 밤하늘 반짝이는 꽃별되여
가시는 길에 밝은 희망 비춰주리
봄을 걸으며
파란 물감 든 강물에
따스한 해빛 반짝거리고
굳잠에서 깨여난 령혼
뜨거운 심장 푸르다
숨가쁘게 봄을 맞는
새소리 물소리
귀에 간지럽다
먼길 달려온 만큼
봄은 길지 않다
들에는 이름모를 풀꽃들
불 붙어 반겨주고
대화도 나누어주며
새 세상 새 모습으로
좋은 길 걸으라 바래준다
데워진 해빛 해죽거리고
심장이 설설 끓는다
들길도 좋고
오솔길도 좋고
곧은 길도 구부러진 길도
다 좋다
산을 만나면 산시
강을 만나면 강시
이 봄을 그렇게 걸어야 겠다
나의 꽃
나의 꽃 나의 사랑은
이쁜 얼굴에 화사한 입술 자랑하는
허리춤에 가시를 감추고 있는 장미가 아닙니다
나의 꽃 나의 마음은
서늘한 창가에 소리없이 다가와
꿀 같은 속생각을 정겹게 속삭이는 따스한 고백입니다
나의 꽃 나의 지조는
밤이면 밤마다 어김없이 취하지만
향기만은 감출 수 없이 피여나는 사랑의 언약입니다
나의 꽃 나의 정감은
구름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그대만을 향해 열려져있는
꽃술입니다
나의 꽃 나의 아픔은
그대만을 향하는데 그대의 허락을 받을 수 없어
밤낮없이 사랑의 갈증을 호소하는 사랑의 통곡입니다
나의 음악회
우르릉-
시작을 알리고
도-레-미-
서곡이 울리니
똑-똑-
작은 방울 내린다
빨라지는 박자
굵어지는 방울
베란다에 앉아 눈 감고
나는 피아노를 친다
우르릉-꽝-
하늘을 가르고 구천에서
장대 같은 비방울이 파도치며 내린다
때로는 고음이다가 절주 있게
때로는 저음이다가 박자 맞춰
장음이다가 단음이다가
화음이 곱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리는 비
가지고 싶은 것 다 내려주고
맞고 싶은 것 다 맞아주며
산천을 울리고 바다를 노래한다
번쩍, 번쩍
무대 배경이 바뀌며
눈을 뜬 나
우르릉-번쩍
시공간의 탄생을 알리듯
생명의 기원을 알리듯
곡선처럼 아름다운
지나온 길들이 되살아나고
밝은 손금이 펼쳐진다
번쩌적, 꽝-
번쩍, 꽝-
천둥과 번개치는 벌판
피아노를 치며
홀로 날아간다
우르릉-
약해지며 멀어가는 저음 속에
블랙홀을 통과한 듯
고운 하늘에 쌍무지개 찬란하고
아득한 사막에 새하얀 눈꽃이 피여나며
상현달 눈섭 우에 하얀 새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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