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포 (외 7수)□ 박병선
분신이 두려우랴
벼랑을 뛰여넘고
쇄골이 겁날소냐
천만년 방아 찧네
아무렴
꿈 있는 삶이
무지개를 빚더라
전지
가지를 자른다고
탓하지 말지어다
고통을 겪지 않고
열매가 맺힐소냐
상처 난
조개가 진주
만드는가 하노라
전등빛
방안의 구석마저
환하게 밝혀주고
포근한 깃털인 양
이 몸도 어루쓰네
그립다
내 삶에 사랑
가득 심은 어머니
구멍난 잎
얼굴이 곰보라고
비웃지 말지어다
배 곯는 벌레에게
살점을 떼여줬다
나눔에
밝아지는 건
함께 하는 세상 뿐
잔디
오또기 정신이냐
칠전에 팔기로다
수없이 짓밟혀도
끝내는 동산재기
아무렴
굴복 없는 삶
해 뜰 날을 맞는다
담쟁이
사명을 다하고저
절벽과 씨름하니
지나간 자리마다
새 생명 꿈틀댄다
꿈 안고
달리는 삶에
열매 주렁지노라
량반
얼어서 죽더라도
겨불은 안 쬐이고
개 자꾸 짖어대도
돌 아니 뿌리건만
담 넘어
홍시 탐내니
소인보다 하리오
봄바람
솜처럼 부드럽게
애무에 몰두하니
만물은 뒤질세라
기지개 쭉 펴누나
어릴 때
아픈 배 만지던
엄마 약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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