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돌 (외 6수)□ 남옥란
평생을 돌고 돌아
사명을 완수했네
박물관 구석에서
편안히 휴식하니
고달픈
너의 신세도
눈물고개 넘었다
락엽
바람에 한잎 두잎
날리는 저 잎 봐라
갔다가 언제 오냐
잎에게 물었더니
알아서
의례히 오니
걱정을랑 말라네
서리
흰 망사 온 누리에
골고루 덮어놓고
어둠 타 노닐다가
서둘러 가려는데
늦잠에
깨여나보니
수정구슬 또르르
단풍꽃
빨강은 심장이고
노랑은 속살인가
저마끔 꽃이 되니
사연도 구구절절
사계절
일기를 써서
온 천하에 날리네
국화차
늦가을 구절초가
철새를 바래는데
잔 구름 흘러가니
내 맘도 둥실둥실
차잔을
입가에 대고
가는 세월 마시네
가을하늘
푸르러 바다 같고
깊이는 한정 없네
쌓였던 비구름은
어디로 가는거냐
내 오늘
너희를 따라
세계일주 하리다
외로운 가을
가을이 외롭다니
이 아니 망발인가
논밭에 앉았다가
후루륵 날아가니
참새가
앉았던 자리
내 그림자 고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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