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생 (외 7수)□ 신목

2024-08-02 09:14:26

태여나 자라나서

젊다 늙어 돌아가니


켜켜이 묻힌 사연

웃음에 눈물 범벅


우린 다

코미디 선수

세상길을 걷는다



아부지


저만치 높이 솟아

초가삼간 키를 넘고


그 그늘 깊고 넓어

온 가족이 들고 남아


하늘은

더 넓다던데

그런가요 아부지



민들레꽃


이 봄을 마주하여

주저없이 찾아오니


폼 없다 깔보지 마

하늘 한폭 떠이고서


네 피면

나도 피우네

앙증스런 꽃이여



민들레


수수한 잎을 열고

수수한 꽃을 피워


한뼘의 그늘 차지

그것도 욕심일가


속 비운

꽃대궁 우에

하늘 한폭 얹었네





흐르는 저 강물은

스쳐가면 그만인데


어버이 그 그늘은

스러져서 그리워져


나 살아

짧은 이승엔

새록새록 맺히고



출근길


아침은 나를 위해

빛 한줌을 깔아줬네


하루의 삶이 피는

은혜로운 해가 뜨면


그 아래

땀을 뿌리는

사나이가 있다네



로동


내 땅은 내가 걸궈

하루해를 삼켜내면


만석군 못되여도

옹달샘은 하나 팠지


한자락

깔고 누우니

속 하나는 편쿠나



오월이


산 좋아 산 오르니

풀내음이 그윽하다


묵은 싹 언저리에

새순 돋아 파릇파릇


계절은

이맘 끌고서

  어디든지 가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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