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우는 아침(외 5수)□ 최화길

2024-08-22 16:53:23

해가 뜨려나보다

동녘 하늘에 불이 붙었다

훈훈한 바람따라

물결은 은비늘 반짝이다


노래인 양 흘러드는

아침의 숨결

어둠과의 싸움에

종지부 찍는다


배고프다는 신호만은

아닐 것이다

귀맛 좋은 저 피리소리

갈구 같은 메아리


눈부신 해살에

한결 의젓한 나무

오늘의 일과에

귀를 기울인다


떠나면 다시 오지 않는

이 순간의 일깨움

처량한 노래는

발붙일 자리가 없다


봄이 아름다운 건


봄이 아름다운 건

내가 아름답게 봐서이다

꽃이 곱게 핀다해서

손벽 치는 것이 아니라

피는 꽃처럼 내 마음이

활짝 열리는 신선함이다


봄이 아름다운 건

대자연의 순환이고 축복일 뿐

결코 나의 꽃길은 아니다

준비되지 않은 시작은

시작에 그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타고난 운명이 꽃밭이라고

꽃처럼 화려한 인생 아니듯

나의 길은 오직 내 발로 만든다

아무리 평탄한 비단길도

발을 접지르면 결국 절음발이다


봄이 아름다운 건

무정하고 랭혹한 겨울을

따뜻하게 품어 녹여서이다

후회마저 고스란히 껴안고

지향하고 선망하는 바다 향해

한결같이 줄기차게 흐르기 때문이다


석양 아닌 노을이였으면


다가설 수 없는 인연 앞에서

물러서는 바보 같은 행복

둥글었다 깨여지는 쪼각달이다


짜고 또 짜도 깡그리 마르지 않는

치가 떨리는 아픔이지만

운명 탓해봐야 무슨 소용이랴!


하늘은 누가 물들여

푸른 것이 아닌 것처럼

인연도 결코 만들어내는 상품 아니다


아득히 멀어서 닿지 못해도

밤하늘에 새겨진 별이 되여

언제나 하얀 진주로 반짝인다


그리움으로 남은 추억

다시 바라보는 마음에

석양 아닌 아침을 부르는 노을이였으면


꽃샘추위


소망 활짝 피웠는데

축복만은 아니였다

은근한 시샘이 따랐다

아닌 밤중의 홍두깨마냥

여린 살갗에 사정없이 덮쳤다

속까지 저리게 찔러오는

송곳 바람 추위 앞에서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바로 여기까지구나 했는데

정녕 그게 아니더라

마디 한뼘 늘이는 진통

오히려 성장의 비타민이였다

뜨거워진 이마 딱소리 나게

튕겨주고 가는 바람 한점이다


숨 쉬는 거울


빛과 열 모두를

골고루 나누어준다


이지러져 사라졌다가도

또다시 알차게 영근다


어둠과의 겨룸은 끝이 없다고

한결같이 반짝이는 초심이다


한몸 부수어 단비 되여

원 없이 이 땅에 스며든다


높아도 흔쾌히 자세 낮추며

어깨 나란히 함께 흐른다


바라는 고운 꿈 동동 띄워주고

시치미 떼고 모름지기 자리 뜬다


나는 과연 어떤 존재일가?

늘 자신을 비춰볼 수 있다


애연가 친구에게


배우지 말아야 할 것을

배웠다는 후회가 든다면서

떼고 싶은 생각은 꼬물 만치도

없다는 친구의 억지 론리에

조용히 가슴에 손을 얹어본다

네가 태우는 담배이지만

네가 삼키는 건 근근이

십분지 일이나 될가 말가 한대

나머지는 뿜어내서 해는

네 밖의 다른 사람이 입는대

적어도 나만의 행위는 아니니

한번쯤 반성해봤으면

피워도 그만 안 피워도 그만이

절대 아닌 줄 아는지 확인하고 싶다

너의 흡연에 나도 해가 된다는데

굳이 고집하는 건 뭘 위한 변호일가?!

그렇다고 우정까지 연기로

가볍게 날려보낼 생각은 없지만

그을고 있다는 점만은 명심했으면 해

실말이지만 네 몸에 이미 배여버린

담배진내는 때때로 역겨웠어

차마 당면에서 말을 못했지만

확실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굴뚝처럼 일어서기도 했어

내가 널 설복하기엔 내가 지레

지쳐버릴 줄도 알고 있는 터이지만

진심으로 충고를 하네 친구야

우리 우정을 생각해서라도

금연을 생각해볼 수는 없을가?

물론 생각만 말고 아예 떼버렸으면 해

그럼 네 먼저 내가 손벽 칠거야!

그날이 오면 우리 사이에 끼인

안개 같은 간벽도 가뭇없이 사라질거야

어쩜 한번만 믿어준다면

생각 밖의 선물이 차례질지도 몰라

적어도 쌕쌕거리는 너의 숨소리가

고르로와질 수 있다고 나는 굳게 믿어!

어때 한번 도전해보지 않을래?!

그럴 수 있다는 걸 나도 아는데

전혀 그럴 마음이 아니라면 미안해

나도 다시는 충고하지 않을거야!

혹 친구라는 이름에서 지워질 수 있어

내가 독한지 네가 독한지는

오직 세월에 맡겨보는 거구

아무렴 영원을 약속한 우정보다

흡연이 더 소중한 존재는 아니겠지?

믿고 싶다. 나의 둘도 없는 지기야!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崔美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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