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꽃을 찾다 가을산국을 잡았습니다
그가 흙을 좋아하고 꽃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언제나 웃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씩씩하고 당당했습니다
친구들 품어주고 어울려 사랑을 표현했습니다
내물을 좋아했고 자연을 사랑했습니다
소박했습니다 통이 컸습니다
제 엄마와 남자는 주머니에 돈이 있어야 멋지다고
아빠를 돈 주라던 일곱살 녀자애였습니다
그의 디자인에는 꽃과 바람과
내물과 해볕이 보라색 카텐 뒤에 연출됩니다
비단필의 력사와 할아버지 옛말과
제 엄마 하얀 미소의 향이 고여있습니다
프랑스의 왕국이 펼쳐져있고
사쿠라꽃의 섬세함이 향기 되여 피여있습니다
그 모든 선과 향과 빛과 어울림이
오방색으로 그의 꿈은 무르녹아있습니다
별빛 타고 오르는 옹골한 령이의 꿈
아침의 태양처럼 빛나오릅니다
깊어가는 가을, 그 사랑을 웨쳐부릅니다!
영원하라 내 사랑, 계절의 녀왕이여!
침묵의 시
쌓아온 세월이 너무 무거워
가끔 멀리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다
석양의 그리움 멈춰서서
불타는 몸 살라 하늘 태우고
검푸른 날개그늘로
검은 산발들 덮는다
너는 없고
나만 홀로 서서
혼혈의 새벽
빛나는 눈물별들
풍광의 하늘 뛰여내려
천년의 호수에 찬별로 몸을 던져라
불쌍한 짐승
굴뚝고양이 남의 연기술 타고 요술 피울 때가 있다 장독대에 올라 제가 빚은 듯 코수염 치켜세우며 제 침으로 아침세수를 한다 요집조집 동네돌이 세상을 다 아는 듯 처마에 올라앉아 장밤 그르릉 댈 때가 많다 순한 체 발톱을 숨기고 부드러운 털로 앙큼하게 똥이나 싸고 남의 부뚜막에 뛰여올라 주인행세를 하는 굴뚝고양이 개처럼 쫓겨 산에 추방되여 영영 산고양이 된 불쌍한 짐승이 있다!
물을 긷자
까비르는 평생을 지게로 바다물을 긷고
베틀을 돌려 천을 짜며 살았다 한다
글 한자 배우지 못했지만
깨달음의 성자가 되였다
까비르가 퍼올리는 물은 하늘이였다가
폭포의 메아리였다가
바위 속에 천년의 잠 깨우는
푸른 출렁임이였다가
둥근 내 가슴에
쏟아져 들어오는 생명체가 된다
시가 된다… 물을 긷자
산자락에 포근한 안개와
바람을 걸치고
저편 세월의 메아리를 만나보자
존재의 젖줄기이며
우주의 살이며
지구의 피인 물을 만나자
마음에 령혼의 목소리를 퍼올리자
조가비 별이 되다
심해에 떨어뜨린 룡왕님 부채들이
모여와 바다의 향기 날린다
륙지의 검은 바람 밀려나가고
소금내 쩝쩔한 맛 물보라를 일구며
륙지로 돌아온다
바다의 흰 파도 폭염의 해변 식혀주고
태양의 그늘 속 조가비 기여간다
그 안에 인간의 그림자
별이 뜨고 지구의 여름 저물어간다
우주의 강물로 조가비별 하나둘 떠오른다
꽃사태
꽃사태 쏟아진다
너의 고백
꽃사태이다
꽃말의 모든 향기
폭팔한다
꽃덩쿨 분말이
온몸에 숨배인다
활활 불타는
심장, 그 우에
두 잎 꽃잎으로
우리 고이 포개지라
꽃의 해산
달빛이
시퍼런 칼날 되여
너의 몸
한점 두점 회를 뜬다
선홍빛 등허리
가득, 어둠이
폭풍처럼 몰려온다
터진 하늘 별자리
고통의 벼랑
아, 사라진
처녀자리
살찢는 모태
처절한 피못
흔들리며 지는
황홀한 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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