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초구 쿨룽산 (외 4수)□ 김정권

2024-09-26 15:28:34

내 고향의 구월은 백초(百草)보다는

벼이삭이 알알이 영그는 곳,

석양이 기우는 저녁이면

태양은 붉은 입술로 황금색의

호른을 분다

노을이 꽃발처럼 걸어나와

스멀스멀 기여오는

그림자를 감싸선

저녁 연기 모락모락 피여오르는

지붕 우에 스르르 쏟아놓는다

동산의 무릎을 흐르는 가야하에

오곡의 향기를 아름 실어

지국총 지국총 만천성에 보낸다

바람 가득 먹은 낮달이

하품을 하며 배를 쓱쓱 긁는다

그제야 맥 진한 태양은 어둠을

등에 업은 채 부르튼 입술 닦는다

* 쿨룽산: 배초구 서쪽에 있는 산



투도온면


안개 속에 가려진

청산골의 련못이

투도의 시골집에

마실을 왔나

흑색와인을 풀어놓은 듯

뚝배기 속의

둥지를 풀어헤치면

하얀 령혼이 붉은 소망

몇점 띄워놓고

청춘을 잠수한다



연길 아빠트


아침 해살이 창가에 기대여

생선 굽는 냄새를 맡고는

들고양이에게 일러바친다


바람이 카텐을 젖히고

휘-익 들어와 신혼부부 사이에

슬쩍 끼워서 코를 곤다


보름달이 창문 열고

말도 없이 슬쩍 들어와

거울 보며 화장하고 간다


별들은 노크도 없이

눈만 달랑 가지고 들어와

드라마를 공짜로 본다



모아산 메들리


기슭에 있으면 꽃이 된다

릉선에 있으면 구름 된다


올라갈 땐 사슴

내려올 땐 솔개


꽃과 구름이

몸 섞으면

꽃구름 된다


아래서 울리는 쿵짝쿵짝에

상모꼭두리는

해란강을 매여올려 돌린다



일광산의 봄


산야가 초록저고릴

입을 때

분꽃도 다홍치마 입는다

지난 밤

이슬 젖은 자운영

다문 입술 열어

봄바람 살랑 물고서

나비의 겨드랑이에

해살 섞어 끼워넣는다

꽃멀미에 휘청이는

나비의 비명

까무룩이 꽃인 양 잠잔다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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