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자의 배낭 (외 1수)□ 정호원

2024-10-25 09:06:23

진달래 너울 썼던 물레동 봉황산

단풍이 다홍색 웨딩드레스자락 날리는데

녀자의 배낭이 인형처럼 한들거린다


청바지 생머리 어깨춤 따라

호랑나비 길안내 나섰다


꽝꽝나무 지나 댕강나무 에돌더니

등산지팽이들이 감탕나무그늘에 찾아든다

녀자의 배낭이 가슴을 풀어헤친다


김밥 두줄 손 잡고 나온다

캔맥주 두놈 쌍둥이로 망을 보겠단다

명태 두마리 알몸으로 할끔거린다

쏘세지 두토막 쌍다듬이질하잔다

무화과 두알 오누이라 팔짱 낀다

잘라서 터쳐서 발라서 뜯어서 쪼개서

돗자리 식탁에 오른 메뉴들

밑굽을 비운 배낭은

황벽나무 말코지에 걸린 채

마주앉은 우리를 말똥해 굽어본다


쌍을 지어 내린 황철나무잎이

들러리 설 때

우듬지 딱따구린 먼저 맞절하라 딱딱

뿌다구니의 다람쥐는 합환주 마시라며

가댁질 대굴대굴

왕거미도 한몫 큰상 추렴 든다며

잔등에 솔방울아기 업은 채

엉기적엉기적 도시락을 비집는다


홀제 되솔새 휘파람 불더니 묻는다

올 때 분명 두사람이였는데

어마나 불청객 어느새 한 타스냐


하하하하

호호호호

우리는 카페라떼잔을 마주치다 말고

머리 우의 쌍알배기 산딸기 보며

배를 끌어안고 웃는다


김밥이 두줄

캔맥주 두놈

명태 두마리

쏘세지 두토막

무화과 두알


거기에다 임자와 나

이렇게 산악인 동반자 열두명이다

녀자의 배낭이 거느리고 온

열두 하님 열두달 가족 한집식구다


투구꽃 솔체꽃 산비장이 방울꽃 분꽃의

꽃향기

조개풀 강활 구절초 땅귀개 각시취의

풀냄새

깔축없이 옮아 담긴 대로

그날 밤 처음 침대에 오른 배낭

웬 잔등이 이리 넓으냐 기웃거릴 때

배낭을 원앙금침으로 모신 침대

거실에 누워서도 가을체취 마셔본단다


쌍베개로 고여진 녀자의 배낭

머리맡을 차지한 채 입 벌려 하품한다

녀자의 배낭이 배고프다고

새벽의 정한이 잠꼬대를 태질할 때다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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