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가고파라 (외 4수)□ 김봉녀

2024-12-20 09:28:05

아버지의 아버지도

어머니의 어머니도

뼈를 묻은 산이여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아버지처럼 듬직하니 지켜주고

어머니처럼 포근히 안아주는

자식 위해 기도하고

바람에 울음 실려보내는

부모 같은 산이여서


진달래꽃 한아름 꺾어들고

꽃 속의 나비 되여 좋아라 뛰놀고

입술 파랗게 물들던

추억의 산이여서


엉성한 라목이 되여도

삶이 고달플 때에나

오늘같이 좋은 날에

산에 가고파라

산에 가고파라


엄마의 가을


저 가을 하늘은

엄마의 열두폭 치마

펼친 듯하오


저 치마자락으로

알밤도 줏고

자식들을 옹기종기

감싸안고 살으셨소


이 가을 서럽도록 울음 토하는

붉게 익은 석류 벙근

그늘 아래

보고 싶은 엄마

종가집 며느리로

네 자식 엄마로

엉덩이 닳도록

고달피 살으셨소


씨암탉도 목청 뽑아

풍년가 부르는데

밥때 되였다고 부르는

엄마의 귀맛 좋은 소리

내 귀를 간지르오






꿈에 본 어머니


꿈에 본 어머니는

남산 사래 긴 밭에서

밭 갈고 씨 뿌리고 있습니다


꿈에 본 어머니는

흰 수건 질끈 동여매고

이산 저산, 땀으로 절은

산 도라지 고사리 광주리에 이고

산길 내려옵니다


오늘 밤에도

꿈에 본 어머니는

붉게 익은 찔레열매처럼

쓸쓸히 저 산비탈을

지키고 있습니다


나의 그림자


내가 세월에 등 떠밀려 가면

나 따라 너도 나그네 길 가네


내가 구름 따라 흘러가면

내 손 잡고 따라오네


내가 꿈나라 들락거리면

너도 잠시 휘여진 느티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겠지

울고 웃으며

먼 려행길 함께 가는


아, 나의 분신

나의 동행자여


풀꽃


세성에서 제일 낮은 곳에

머리를 풀었다


머리에는 앙증맞은 꽃비녀로

단장도 했다


풀벌레가 응원한다

바람이 수런수런 갈채를 보낸다


퍼붓는 비바람도 좋다

란도질하는 찬서리도 좋다

밟히고 채여도 꺾이지 않고

  숙명 대로 살리라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

주소:중국 길림성 연길시 신화가 2호 (中国 吉林省 延吉市 新华街 2号)

신고 및 련락 전화번호: 0433-2513100  |   Email: webmaster@iybrb.com

互联网新闻信息服务许可证编号:22120180019

吉ICP备09000490-2号 | Copyright © 2007-

吉公网安备 22240102000014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