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장□ 남희순

2025-01-17 07:56:51

D도시에 류학하면서 홀로 가방을 메고 바다를 찾아간 적이 있다. 홀로 바다가에 가서 마음속에서 수만번도 미웠을 그애의 이름을 쓰고 용서하겠다고 썼다. 바다에 글들이 지워졌다. 마음속에서도 무언가가 내려앉는 느낌이였다. 바다가에서 글씨를 쓰는 동안 바다물에 신발이 젖었고 그렇게 의도치 않게 신발을 말리우면서 바다가에 누웠다. 해빛은 따스했고 많은 말들이 갈 곳을 찾아 떠났다.

왜 하필 그날이였을가? 왜 하필 려행을 하면서 그런 방식으로 용서하기로 하였을가?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는 아픔을, 살아가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지워버리는 일, 지금 생각해보아도 참 잘했다는 말을 자신에게 해주고 싶다. 20대의 나에겐 그것이 최선이였을 것이다.

어떤 날엔 오래된 드라마만 본다. 체하여 몸이 불편하지만 타자를 포기하지 못하고 스크린 앞에서 몇시간을 바삐 보낼 때도 있다. 과연 어떤 모습이 바람직한 삶이라 말할 수 있을가?

어찌어찌하여 학창시절 보지 못한 드라마가 몇편 있다. 마음속에 꾹꾹 숨겨두고 지나간 드라마는 보지 않을 거라고, 새시대에 들어섰으니 새 드라마를 볼 거라고 단정하고 지내온 세월이 몇년이던가. 휴일날 드라마를 몇편 시청하는 것이 무슨 잘못이란 말인가. 드라마는 단지 드라마가 아니라 잃어버린 그 무엇이였음을. 그리하여 이토록 부지런히 긴 드라마를 보고 있는 사람한테 굳이 뭐라고 말을 해야 할가. 게으름, 라태… 굳이 이러한 단어를 붙였어야만 할가. 누군가에게는 보상받고 싶은 아련한 추억을 라태라는 두 글자로 판단해버리는 것은 잘못되였다고 본다.

그럼 몸이 체하였으면서도 책상 앞에 앉아 쉼없이 타자를 하는 사람을 어떠한 시선으로 보아야 할가? 몸이 편찮더라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최고, 현시대의 정확한 청년의 모습이고 마땅한 모습이라고 말할 것인가, 아니면 제몸 하나 건강하게 돌보지 못하고 일을 한다는 자체가 바로 속담으로 참깨를 줏다가 수박을 잃어버리는 행위로서 바로 본을 버리고 말을 택하는 미련한 짓이니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라고 단정 지을 것인가.

하지만 당사자는 그 둘중 어느 것도 아닐 것이다. 당사자는 지기를 만나 작은 고민거리 하나, 즉 긴 머리를 시원하게 잘라버리고 맛나는 양고기뀀을 실컷 먹고 음식을 잔뜩 사가지고 행복한 웃음으로 집문을 들어왔을 것이다. 충만한 마음으로 타자를 하다가 체한 자신을 발견하였고 그것은 타자엔 별로 지장이 없다. 오늘 하루가 즐거웠고 오래된 얼음이 강물따라 둥둥 떠가는 걸 지켜보았는데 위가 조금 체하면 또 어떠하랴. 당사자 마음은 이미 천국인데.

당사자와 다른 이의 시선은 늘 이렇듯 어긋날 때가 많다. 다른 이가 볼 때에는 위태로운 그 자리가 당사자에겐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가는 중요한 터닝포인트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글은 사진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순간이 아니라, 동영상도 아니고 좀더 긴 다큐멘터리 같은 또는 그보다도 더 긴 일종의 무엇이여야 한다고 본다. 물론 삶에서 어느 한순간이 오래도록 기억될 때도 있지만 영원함은 언제나 행복과 웃음과 같은 긍정적인 순간이였으면 좋겠고 또 그래야만 한다. 내가 한 말은, 또한 내가 쓴 글은 언제나 다른 이가 아닌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올 때가 많으니깐.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우는 것, 순간을 숨쉬고 순간의 따스한 해빛을 포옹하는 것, 그리 힘든 일이 아니다. 혼자 있을 때 행복하지 못한다면 둘이 있을 때 두배의 쓸쓸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홀로 심각한 내가 만남에선 단순함을 추구하는 날, 그날 이후로 아마도 난 비판에는 린색하고 칭찬에는 아낌없이 주는 어른으로 성장해있을 것 같다. 구체적으로 칭찬을 하는, 그래서 딱 그만큼만 행복한 어른으로 말이다.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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