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작가들에 대한 작가론적 연구 이뤄져야…”
엄정자 평론집 《존재론적 사유와 문학의 성찰》 출간

2025-03-13 16:33:57

"평론가는 감정적으로 론해서는 안되며 반드시 전인들의 연구를 참고로 리론적 근거를 가지고 엄밀하게 증명해나가야 합니다."


연변작가협회 2023년도 중대제재 중점작품이며 전단(前端)지원프로젝트도서인 엄정자(68세)의 평론집 《존재론적 사유와 문학의 성찰》이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되였다.

주로 2010년대 중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발표되거나 출간된 작품, 책들을 분석, 연구했는데 “이 시기 문학의 대체적인 흐름을 알 수 있는” 평론집이다.

엄정자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우리 문단에 좋은 작가, 좋은 작품들이 많다는데 경이와 위안을 느끼면서 기존의 평론들과는 좀 다른 각도로, 보다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작품의 문학적 가치를 발굴하는데 힘을 기울였다.”고 고백했다.

2024년 한해 사이 《존재론적 사유와 문학의 성찰》, 《시가 길이 된 시인》, 《너머의 시선》 등 련속 3권의 평론집을 펴낸 엄정자와의 인터뷰는 10일,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엄정자 평론가

작가론적 연구 이뤄져야


엄정자는 연변대학 조문학부 재학 시절, 고 김해룡 교수의 <문학개론> 수업을 들으며 문학리론에 흥미를 가지게 되였고 고 서일권 교수의 “우리 조선족 문단에도 소설가, 평론가 등 전문가가 나와야 한다”고 했던 말에 평론가가 되려는 꿈을 가졌다고 한다.

1984년 <새 시기 애정소설의 선률>, <고신일 소설의 언어적 특징> 등 2편의 평론을 《도라지》에 발표하며 평론가로 데뷔를 했고 그해에 평론 <중국 당대 조선족문학과 한족문학 비교>가 제4차 당대조선족문학연구회의에서 우수론문상을 수상했다.

28년 전 일본땅을 딛으면서 엄정자는 문학평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조선족문학을 널리 알려야겠다는 결심으로 비교연구를 방향으로 잡고 본격적으로 평론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 허련순에 관한 연구가 많다. 허련순의 《바람꽃》으로부터 시작해 장장 20년 허련순이 발표하는 작품마다 연구와 평론을 견지하면서 작가의 인생, 창작, 작품 등에 관한 연구가 점차 체계를 이루게 되였다.

엄정자는 평론이란 단순히 작품을 두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씌여야 한다고 말한다.

“외국에서 학술대회를 두루 참가해보면 고전문학, 현대문학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이 있는가 하면 한 작가를 일생동안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또한 그 작가의 태생으로부터 전반 인생을,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어떤 글을 썼는지 전면적이고 구체적으로 연구하기 때문에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됩니다.”

대표적인 작가는 반드시 전문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집념하에 2020년 연변작가협회 중점제재, 중점작품 부축항목에 선정된 평론집 《허련순작품론》이나 10년간 김화숙 시인의 시를 연구해서 묶은 《시가 길이 된 시인》(2024년) 같은 책을 펴내기에 이른다.

평론집 《존재론적 사유와 문학의 성찰》에서도 대표적 작가들의 작품을 작가론적으로 고찰하며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했다.

“근 30년간의 조선족 문학평론분야를 살펴보면 시기별에 따른 단편적인 평론은 많으나 중점작가들을 전면적으로 분석하고 깊이있게 연구해 출판한 책은 매우 적습니다. 우리도 조선족작가들에 대한 작가론적 연구를 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장 어려운 쟝르─평론


간간히 수필이나 칼럼 등 기타 쟝르를 창작하기도 하는 엄정자는 평론이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평론은 타인의 작품을 평하는 만큼 반드시 작가와 작품을 념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절대 가벼운 기분으로 쉽게 써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가장 어려운 쟝르이기 때문에 수적으로 우리의 평론가 대오가 약하다며 신진 평론가를 양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평론가는 평론 속에 들어가서 감정적으로 론해서는 안되며 반드시 전인들의 연구를 참고하면서 리론적 근거를 가지고 엄밀하게 증명해나가야 합니다.”

수필 같은 경우는 짧은 시간에 다 쓰고 이튿날 읽어보며 수정하지만 평론은 한 단락 때문에 하루종일 고민할 때도 있다. “목숨을 깎아서” 글을 쓰는 타입이라 《존재론적 사유와 문학의 성찰》을 포함한 3권의 평론집을 펴내기 위해 지난 몇년 동안은 제대로 자지 못했고 건강도 많이 상했다고 한다.

이번에 출간된 《존재론적 사유와 문학의 성찰》은 엄정자가 많은 정력을 할애한 작품집이다. 엄정자는 서문에서 2010년대 중기에 들어서면서 조선족문학은 세계로 향하던 작가들의 시각이 국내로 돌려졌고 사회성, 민족성에 치우치던 창작경향이 인간 중심의 경향으로 나아갔다고 서술하면서 소설과 시 창작에서의 새로운 변화와 시도를 다양한 분석방법으로 여러 측면에서 분석했다.

“많은 연구와 분석을 거쳤기 때문에 세상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글들이 수록된, 후세의 연구에 좋은 참고서가 될 책이라고 자신합니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따뜻한 평론가로


현재 일본의 모 외국어학원에 재직 중인 엄정자는 재일본조선족작가협회 회장, 일본조선학회 회원, 동북아신문 일본지사 대표 등 직을 맡고 있다.

청년작가들을 이끌어주는 한편 그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고 작가협회 기초를 든든히 하기 위해 더우기 많은 글을 창작했다고 고백했다.

“사람들에게 차갑다, 오만하다는 평가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재일본조선족작가협회를 설립하고 회장을 맡으면서 점차 주변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였던 것 같습니다.”

그 변화에 결정적인 작용을 한 사람이 김화숙 시인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고 공감능력이 차하다는 친우의 따끔한 충고가 마중물이 되여 엄정자는 다시 한번 자신을 성찰하는 <마음이 있는 세상>이란 수필을 쓰기도 했다.

심경의 변화는 평론에서도 체현되였다. 작가의 마음을 들여다보니 작품이 잘 보였다. 적어도 10번 이상은 작품을 읽어보며 될수록 작품 너머의 작가와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작품을 평하기 위해서 국내외 학자나 평론가들의 관련 론문이나 저서들을 많이 읽어봅니다. 때문에 한편의 평론을 쓰고 나면 골수까지 다 빨려 목소리마저 허해집니다.”

대신 작가들에게서 “참 따뜻한 글”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면 마음도 충실해지고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자신이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지식이 빈약하다고 자칭하는 엄정자는 향후의 주요 과업은 계속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반년쯤 수필집 출간을 앞두고 있는 외에 재일본조선족작가협회 설립 5돐을 맞아 시, 그림, 시평 3 박자를 맞춘 시화전을 개최할 예정이라 밝혔다.

엄정자는 《도라지》 문학상, 《연변문학》 문학상 등 수상경력이 있으며 수필집 《금 밖에 나가기》 등 5개의 작품집을 출간했다.

  리련화 기자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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