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외 7수) □ 한영규
담 밑에 귀뚜라미 숨죽여 울던 그날
달밤에 흐느끼던 할아버지 퉁소소리
세월강 건너편에서 이 밤에도 날 울리네
흰 목련꽃
행여나 내 친인들 얼굴이 보이려나
곁눈도 팔지 않고 하늘만 쳐다보네
청명날 쪽빛 하늘에 피워올린 그리움
초불
외로운 불빛하나 어둠을 쫓고 있다
엄마가 떠나신 후 동지달 긴긴 밤을
한가닥 별빛이 되여 밝혀주신 아버지
황혼녘
달려온 가시밭길 쫓는 듯 쫓기는 듯
어느덧 부두가에 다달은 나루배여
석양은 안타까워서 두팔 벌려 안누나
계단
오를 땐 몰랐어도 내릴 땐 힘들었지
허영에 목 매이여 톺았던 그 나날들
지는 해 바라보면서 흐느끼는 빈 가슴
파꽃
뽑히고 뽑히면서 용하게 살아남아
저마다 하늘 향해 꽃대궐 차리였네
꽃이라 불러 안줘도 벌 나비는 안다네
진눈까비
그 누굴 못 잊어서 눈물비 되셨나요
차라리 눈이라면 툭 털어 버릴 것을
눈물로 스며든 당신 말려낼길 없어라
버들개지
탐스런 버들개지 뽀얀 살 토실토실
겨우내 어데 숨어 오동통 살만 쪘나
개지야 크지를 말아 네가 크면 봄 간다
창문
꼭 닫힌 창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자
얼었던 가슴에도 봄볕이 들어올가
가슴속 두근거림은 세월 가도 파랗다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