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일본에서 쌀값이 전해 동기 대비 99% 넘게 뛴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지 않은 놀라움을 안겼다.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으로 쌀 생산량이 줄면서 쌀값이 일시적으로 급등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일부 지역에 그치지 않고 전세계적인 작물 생산량 감소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결과가 제시됐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솔로몬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옥수수, 대두, 쌀, 밀, 수수 등 6대 주식 작물의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량 변화를 분석하고 연구결과를 일전 국제학술지 《자연》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54개국 1만 2658개 지역의 137년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산자의 적응 전략에 따른 작물 수확량을 예측했다. 기후·경제적 변수와 함께 미래 기후방안에 따른 영향을 추산했다.
기후변화가 주요 식량 작물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추산한 결과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도 상승할 때마다 전세계에서 열량으로 환산할 경우 약 550조킬로칼로리에 해당하는 식량이 부족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인구 기준으로 단순히 환산하면 인당 하루 121킬로칼로리 열량에 해당하는 식량이 모자라는 셈이다. 이는 성인 남성 1인 기준 하루 섭취 열량 권장량의 4.4%에 해당한다.
특히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본세기말까지 옥수수와 밀을 중심으로 작물 생산량이 지역에 따라 최대 40%까지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위에 강한 작물 품종 개발 등 생산자의 실질적인 ‘적응 행동’을 반영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기후변화 예측 방식과는 다른 접근을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간 연구들은 대부분 농민들이 기후변화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작물을 바꾸거나 재배시기를 조절할 것이라는 리상적인 상황을 가정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실제 농민들이 기후변화나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어떻게 농사를 지어왔는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례를 들어 기온이 오르면 어떤 품종을 선택했고 소득이 늘어나면 비료나 관개시설에 어떻게 투자했는지를 정량적으로 측정한 것이다. 이렇게 ‘관찰된 현실의 행동’을 바탕으로 미래 기후방안을 적용해 작물 수확량 변화를 예측했다.
작물별로는 옥수수와 대두 생산량이 기후변화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4도 이상 상승하는 고배출 방안(RCP8.5)에 따르면 2100년까지 미국 곡창지대를 비롯해 동중국, 중앙아시아, 남아프리카, 중동 지역에서 옥수수 수확량은 최대 40%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밀은 로씨야, 미국, 카나다 등에서 전체 수확량의 30%~40% 손실이 예측됐다. 쌀은 다른 작물에 비해 기후변화에 상대적으로 견디는 힘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일시적인 적응만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피해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현재 곡물생산이 집중된 중위도 지역은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이 더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적 식량안보를 위해서는 품종 다양화, 경작지 확대 등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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