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호르친초원이 본격적인 여름을 맞았다. 유목민 차이언초거투에게 이때는 단순한 방목철이 아니라 초원을 지켜야 하는 책임감이 동반되는 시기이다.
차이언초거투의 목초지는 우리 나라 북부에 있는 농목 교차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선조로부터 이어온 전통 유목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2022년 5월 20일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알호르친초원 유목 시스템을 ‘세계중요농업문화유산’으로 공식 지정했다.
내몽골자치구 적봉시 알호르친기에 거주하는 차이언초거투는 해마다 여름이면 리행하는 ‘대이동’으로 분주하다. 100킬로메터에 달하는 이 길을 그는 41년째 걷고 있다.
날이 밝기도 전에 온 가족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차이언초거투는 말을 타고 흩어진 소와 양을 모으고 안해 나부치는 짐을 차에 싣는다. 아들 오르거러는 드론으로 무리에서 리탈한 가축이 있는지 살핀다.
41년차 유목민인 차이언초거투는 초원의 회복 주기를 꿰뚫고 있다. 언제 떠나고 돌아올지 그 누구보다 잘 안다. 다른 초원으로 가는 길이 힘겹고 고되지만 유목민들은 불평하지 않는다. 돌아가며 골고루 풀을 뜯어야 초원이 숨 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이곳 1200여가구 유목민이 12만 8000마리 가축을 이끌고 대이동에 나섰다. 이들의 발길은 자연을 정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선조 때부터 초원과 맺어온 생명의 약속을 지키는 길이다. 그들이 지키는 것은 초원 뿐만 아니라 ‘세계중요농업문화유산’인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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