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국장이나 사장이나 경리처럼
화려하지도 부러운 이름도 아니다
소박하고 평범한 그러나 존경스러운 부름이다
선생님
높은 직위도 아니다
한뙈기도 될가 말가한 작은 교실에 마음을 심고
한뼘이나 되는 교단을 묵묵히 지킨다
선생님
돈 잘 버는 부자도 아니다
부를 많이 쌓으려면 많은 것을 팔아야 하는데
단 한가지─지식을 가르친다
선생님
권세와 출세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그 어떤 명예도 탐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르치는 학생들은 하늘 날기를 바란다
선생님
자신의 영달에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들여다보고
고스란히 사랑의 향기를 줄 뿐이다
선생님
민족의 꿈을 가꾸는 정원사이다
학생들의 가슴에 희망의 씨앗을 심고
봄날의 봄비처럼 아이들 가슴 촉촉히 적신다
선생님
이 세상에서 가장 신임할 수 있는 사람이다
순수무구한 령혼을 지니고
맑고 고운 심성이 분수처럼 뿜어나온다
선생님
때로는 격류 같다가도 때로는 호수 같다
언제나 해맑은 미소를 짓다가도
언젠가는 근엄한 표정을 짓는다
선생님
모진 비바람이 불어쳐도
세찬 눈보라가 몰아쳐도
항시 학생들 곁을 떠나지 않는다
선생님
그 뒤모습 가장 많이 보았고
그 목소리를 가장 많이 들었고
지어 말투, 행동, 옷, 몸짓 하나하나 다 익숙하다
선생님
신비와 경이를 지닌 10대
인생이 유난히 아름다운 20대 시절
창공을 힘차게 나는 날개짓을 가르쳐주었다
선생님
장난이 심하다고 시간 집중하지 않는다고
숙제 안한다고 조기련애 한다고
제일 야단치던 사람이다
선생님
왜 선생님이 그러셨는지
출근하고 승진하고
자식 낳아 키우면서 차차 알게 되였다
선생님
칼바람도 눈보라도
무서워 피하려 하지 말고
겁먹거나 움츠러들지 말라고 가르쳐주었다
선생님
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제자들 많지만
그것이 자신의 자랑이라고
그것이 선생님의 보람이라고
선생님
자신의 직업이 교원인 걸
한번도 후회도 실망도 하지 않는다
되려 자랑으로, 영광으로 생각한다
선생님
들녘이나 산기슭이나
내가나 길섶에
바람 맞으며 피여난 이름 없는 들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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