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염 (외 6수)□ 박성우
아침에 일어나서 마당도 안 쓸었네
삼검불 더부룩해 닭들이 헤집는데
그대로 사립문 열고 마실 나갈 차비네.
문풍지
삼형제 한 이불로 당기며 실랑이오
문풍지 우는 소리 어머니 자장간데
토벽집 정 끓던 구들 그날 밤이 그립소.
짚더미
작은 산 옮겨놨나 수레짐 참 높구나
구으는 바퀴소리 메아리 쳐가는데
알맹이 하나도 없는 짚더미만 실었네.
지 게
열달을 잉태하여 아들딸 낳았는데
귀여운 애목들이 웃음이 매일이나
한평생 등에 지고 갈 지게인 줄 알더라.
탈
사람은 겉 다르고 속 달라 요사하다
참모습 감추고서 진실한 삶도 있지
탈 쓰고 세상 살펴도 아는 사람 없더라.
상사병
그대가 그리워서 머리속 구름 헤쳐
마음문 열어놓고 소식을 기다리나
머리에 서리 내려도 날이 밝지 않누나.
별 꽃
함박눈 지나가자 청청한 하늘이다
눈 속에 숨은 별들 땅 우로 내렸는데
밤하늘 하얀 쪽배가 엄동설한 노 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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