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전세계 치매 예방과 관리는 당면 숙제이다. 전문가들은 치매의 위험인자중 조절 불가능한 것들은 나이와 녀성, 가족력, 유전자(APOE4) 정도라고 말한다. 지난해 저명 의학 학술지 《랜싯》은 생활 속에서 14가지 위험인자를 교정하는 것만으로 치매 유병률을 45%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생활 속에서 조절 가능
①두뇌 활동 부족(낮은 교육 수준)=활발한 두뇌 활동은 ‘인지 예비능(뇌의 병적 변화나 로화에도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능력)’을 키워 치매를 막아준다. 나이 들어서도 머리를 쓰는 여가활동에 참여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을 약 60% 줄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취미활동이나 신문, 책 읽기, 컴퓨터나 외국어 배우기, 강좌 듣기 같은 두뇌활동을 주 2회 이상 지속적으로 실천할 필요가 있다.
②청력 저하=청력 저하가 있으면 5년간 1.3~2.4배까지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다. 청력이 10데시벨(dB) 떨어지면 치매 위험이 16% 높아진다. 한국치매학회 전문가는 최근 한 학술회의에서 “난청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우울은 뇌 자극 감소로 이어지고 청력 자극이 줄면서 인지 예비능도 저하된다.”고 설명했다. 보청기 사용 등을 통해 적극적인 청각 재활 노력이 필요한 리유이다. 대규모 연구에서 보청기 사용시 치매 위험이 17%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됐다.
③높은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은 동맥경화의 주범으로 뇌경색을 유발하고 뇌의 이상 단백질(베타 아밀로이드, 타우)을 쌓이게 한다. 선행 연구에서 65세 미만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이 데시리터당 39밀리그람 올라감에 따라 치매 위험은 8% 증가하고 데시리터당 120밀리그람을 넘는 높은 LDL은 위험을 33% 높였다. LDL 콜레스테롤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스타틴이 모든 치매 위험을 20%,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32% 줄인다는 보고가 있다.
④우울증=중년, 로년의 우울증은 치매 위험을 높인다. 우울에 의한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솔’의 분비는 뇌 해마의 위축을 부르고 치매를 일으킨다. 우울증을 치료하는 경우 치매 발생을 31%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⑤머리 외상=두부 부상은 치매 위험을 66% 증가시킨다. 65세 미만에서의 두부 외상이나 남자의 경우 치매 위험이 더 높다. 반복된 뇌 손상이 신경을 손상시키고 일각에선 뇌 이상 단백질의 침착, 염증 증가 가능성도 제시됐다. 뇌진탕 같은 가벼운 두부 외상도 치매 위험을 1.18배 높인다는 연구가 있다.
⑥운동 부족=운동은 치매 위험을 20% 감소시키고 알츠하이머병은 14% 줄이는 것으로 보고돼있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조금이라도 움직일 때 치매 예방 효과가 크게 증가한다. 일주일에 적어도 150분 이상 중등도(중간)의 유산소 운동(빠르게 걷기 등) 혹은 적어도 75분 이상 격렬한 유산소 운동(달리기 등)이 권고된다. 일주일에 2일 이상 중등도 전신 근육 운동도 도움이 된다.
⑦당뇨병=중년에 발생한 당뇨는 치매 위험을 24% 증가시킨다. 로년기 당뇨병도 인지 저하에 중요하지만 오래 로출되고 조절이 안될수록 인지 기능에 악영향을 준다. 적극적인 당뇨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몇가지 당뇨병 신약 사용시 치매 위험이 낮았다는 연구도 있다.
⑧흡연=30년 추적 연구에서 흡연자는 치매 위험이 1.36배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년기의 흡연은 치매 위험을 더 크게 증가시킨다. 한 연구에서는 금연하면 치매 위험이 감소하고 특히 65세 전에 담배를 끊으면 효과가 더 컸다.
⑨고혈압=중년기의 고혈압(수축기 혈압 140수은밀리메터 이상)은 로년기 치매 위험을 높인다. 높은 혈압이 뇌 위축과 백질의 병변 증가와 관련이 있다. 혈압약을 먹으면 치매 위험이 7% 낮아진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치매 위험은 1.42배 증가한다.
⑩비만=58만여명 대상 연구에서 중년기의 비만이 치매 위험을 1.33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년에는 비만 못지않게 저체중도 치매 위험을 1.39배 높였다.
⑪과음=과음은 알콜성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중년기에 과도한 음주(1주일에 소주 3병, 와인 2병 초과)는 뇌를 위축시키고 치매 위험을 1.18배 높인다.
⑫사회적 고립=로년기에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사회활동이 부족하면 치매 위험이 약 1.6배 증가한다. 사회활동은 주 1회 이상 권고된다. 친구·지인 만나기, 동호회·취미·친목단체 활동, 로인복지관 프로그램 참여, 자원봉사 활동 등이 권장된다.
⑬대기 오염=미세먼지는 치매 및 인지 저하의 위험 요인이다. 프랑스 연구에서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립방메터당 12.2마이크로그람 감소시키면 치매 위험이 1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은 PM2.5의 년평균 농도를 립방메터당 5마이크로그람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다.
⑭시력 저하=시력 손실시 치매 위험은 1.47배 증가한다. 건강보험공단 연구에 의하면 시력 저하가 심각할수록 치매 위험이 더 커졌다. 백내장과 당뇨병성 망막증이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뇌건강 식단 등 실천 필요
전문가는 “끼니마다 한접시의 다양한 색의 야채, 주 1~2회 등 푸른 생선 및 콩, 하루 한줌의 견과류, 매일 과일, 식물성 유지방(올리브 오일, 들기름 등) 섭취 등의 뇌건강 식단을 꾸준히 실천하면 치매 위험을 30%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국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영양, 건강&로화)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야채와 과일, 통곡물, 견과류, 생선 등 식물성 위주로 식사하고 육류 등 포화지방 음식을 제한하는 ‘지중해식·고품질 식이’가 치매 위험을 최대 28% 늦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반면 붉은 고기, 백미·흰 밀가루·설탕·과자·빵 등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이 패턴은 치매 위험을 최대 30% 높였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수면과 치아 수 및 구강 위생에도 신경 써야 한다. 불면증이나 코골이가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높이고 5시간 미만 자거나 10시간 이상의 수면은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연구됐다.
전문가는 “또 14개 연구의 메타 분석에서 치아 소실이 많은 그룹은 적은 그룹에 비해 인지 기능 저하가 1.48배 높았고 치매 위험은 1.28배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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