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가 또로록 말려나온다
바람이 언덕을 넘는다
벌레의 하루가 아지랑이 감싸고
투명한 생각에 뿌리 내린다
간밤의 실적, 새벽허리에
이슬 매달아둘 때
해살은 사념으로 몸 헹구어낸다
글자마다 기다림
잎잎의 기억 닦아 허공에 걸어두면
하늘이 내려와
깃 치며 파랗게 보듬어준다
구름 흘러가는 언덕 너머에
볼 붉힌 단풍의 언약이 있다
지구의 년륜이 꽃내음에 물들어간다.
4월
얄포름한 베일의 색상은 연두빛,
해살이 바람처럼 살짝
들어올리면
보이는 건 햇순들 속삭임이다
지줄대는 실개천 흐름에 동년이 걸어나오고
나물 캐는 조막손 싱그러움에
나비 춤추는 계절이다
겨울 물러간 그 자리,
꽃의 언어가 향기로 아롱지면
봄 안고 성큼 다가설 무지개빛 언약
별빛 잠든 언덕 우에
계절은 착실한 벌새가 되고
하루를 살찌우는 아름다운 노래가 된다
4월이여, 순종의 녀신이여
빈 들녘 가득찬 종소리로 아침 깨우라
사금파리 반짝이는 전설에 신기루 미소 짓는다.
무지개의 고향
산다는 게 왜 어둠 걸러
빛 만드는 작업인지, 육신 숨쉬는
메시아의 역상
눈꽃의 떨림 펴보이고 있다
바람 흐느끼는 날,
시간의 척도에 귀 기울여보시라
내물의 속삭임마저
먼 나라 려행 떠나간다면
숲 너머 사막엔
오아시스의 사랑 기다리고 있겠지
계단 딛던 작은 발,
비속을 걸어가고 있다
무지개빛 고향,
지구 밖에서 지구를 돌리잖는가
밤이 까맣게 모여들어
별 나눠 쥐고 잘랑거리면 꿈들이
이슬 같은 사념이
새벽길 옷섶에 입을 맞춘다.
잊혀진 계절
통곡하는 퍼포먼스가
술래의 하루에 깃 펴두고
기억의 고요 가려 덮는다
그리 삭아내리는
캐릭터 아픔에도
홀씨는 꿈 되여 흐른다
밤눈 부서져내리는데
프로펠라…
락차의 하늘 멈춰세우고
가을 단풍 곱게 펴서
추억에 입 맞추어주겠지
털 고운 텍스트
집념의 균렬 잡히여있다
궁핍한 별빛,
새벽안개 지펴준다 하느니…
달빛 리허설
명암에 입 맞추는 동작으로
전설의 공간 길들여간다
부서지는 그림자에 어둠 흐르고
물살의 날개, 계단 쌓아올린다
한숨마다 망울 짓는데
개똥벌레의 반뜩임, 어디로 가나
녹쓴 바람, 시간 가려 덮어도
사념 수놓는 미지수의 집합,
이슬의 흐느낌에 길 열어두고 있다
이방인 깜짝쇼의 현신,
서프라이즈 기억 눈 감아두고 있다.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