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포 (외 9수)□ 김봉순

2023-06-01 16:22:18

바위 미끄럼대 타고

쭈르륵

쭈르륵

내리면서

웃음 터진다


하하하

하하하

하하하


해빛에

하얀 이발

빤자작 반짝.


달팽이


낮이면

해등 짊어지고


밤이면

달등 짊어지고


늘었다

줄었다


가는 듯

마는 듯.


가로등


길가에

꼿꼿이 서서

어둠 밝히는

까까머리


모기가 앉으려다

쪼르르 미끌고


비방울이 앉으려다

똑또르르 떨어지고


바람도 앉으려다

뱅그르르 넘어진다.


지렁이


꿈틀꿈틀

턴넬을 뚫는다


씽씽

바람이 지나가고


짹짹

새소리 지나가고


쏙쏙

새 뿌리 자란다.


콩나물


시루 안에

촘촘히 서있는

조무래기 아이들


쏴- 샤와하고

어, 시원해

쭈욱- 기지개 켠다


하얀 몸

한들한들


노란 웃음

생글생글.


오이


파란 넝쿨 꼭대기에

몸을 꺼꾸로 꼰져

매달린 개구쟁이


추워서 시퍼런 엉뎅이

해볕쬐임 시키려고

꺼꾸로 달려있는가 봐

대롱대롱

대롱대롱.


아침이슬


새벽에

줄, 줄을 지어

미끄럼 탄다


빨래줄에서

쪼르르 쪼르르


전선줄에서

쭈르르 쭈르르


풀잎 끝에서

또르르 또르르.


연필


사각사각

오른쪽으로만

달리는 외발쟁이


달리다 달리다

...

똑 똑 똑

징검다리 건느고


달리다 달리다

WW

삐뚤삐뚤

주정뱅이 걸음도 한다.


시계


찰칵찰칵

수자공부

12, 12, 12


어제도

오늘도

12밖에 모르네


래일이면

아니, 언제면

수자 13을 배울런가?


수놓는다


바람이 또르르

구름주단에 굴러가

한뜸한뜸

노을꽃 수놓는다


빛들이 또르르

은하수에 굴러가

한뜸한뜸

  오각별 수놓는다.

  •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

주소:중국 길림성 연길시 신화가 2호 (中国 吉林省 延吉市 新华街 2号)

신고 및 련락 전화번호: 0433-2513100  |   Email: webmaster@iybrb.com

互联网新闻信息服务许可证编号:22120180019

吉ICP备09000490-2号 | Copyright © 2007-

吉公网安备 22240102000014号